레고처럼 조립하는 내 집... 모듈러 주택이 바꾸는 미래 주거의 혁명공장에서 태어나 현장에서 완성되는 '조립식 미래', 모듈러 주택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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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A&C 모듈러 주택 '가양동 행복주택 라이폼'(출처=포스코 A&C) © 특허뉴스 |
모듈러 주택은 전통적인 건축 방식과는 달리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모듈 유닛을 현장으로 운반하여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지는 주택을 말한다. 기초공사를 진행한 부지에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표준화된 유닛을 가져와 결합함으로써 건축물이 완성된다. 이러한 건축 방식은 시공 기간 단축, 품질 균일성 확보, 건설 폐기물 감소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며 국내외에서 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 산업에서 '모듈러 공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식은 단순히 이동식 주택이나 컨테이너 하우스와는 차별화된다. 현대적인 모듈러 주택은 기존 주택과 동일한 안정성, 내구성을 갖추면서도 건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징부터 디자인과 기능의 실내구조가 강한 집테리어 주택을 생각하면 안된다. 이는 모듈러 주택이 기존 집의 취향과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주택 모델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던 모듈러 주택 시장에 이제는 대형 건설사들도 주목하며 뛰어들고 있다.
![]() ▲ 모듈러 주택 개념도(출처=국토교통부) © 특허뉴스 |
모듈러 주택의 건축 공법
모듈러 주택 공법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적층형 공법인 벽식과 라멘식, 그리고 인필(INFILL)식이다.
벽식과 라멘식은 가장 일반적인 모듈러 공법으로, 공장에서 제작된 모듈 박스를 현장에서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서는 모듈 자체가 구조체의 역할을 담당하며, 주로 중저층 건축물에 적용된다. 벽식 공법은 모듈의 벽체가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이며, 라멘식은 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이 공법의 장점은 시공 속도가 빠르고 현장 작업이 최소화된다는 점이다. 또한 공장에서 생산되므로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품질 관리가 용이하다.
![]() ▲ 모듈러 주택공법(출처=SH 서울주택도시공사) © 특허뉴스 |
반면 인필식(INFILL) 공법은 기본 건축체를 재래식 공법과 동일하게 세우고, 내부 공간만 모듈식으로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적층형 공법에 비해 공사비가 높고 공사 기간 단축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중고층 건물에 더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필식은 특히 고층 건물이나 대규모 복합 건축물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때 선호되는 방식이다. 구조적 안정성을 기존 건축 방식으로 확보하면서 내부 공간의 효율성과 다양성은 모듈러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듈러 주택의 핵심 기술은... "안전한 결합"
모듈러 주택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적 요소는 모듈 간의 결합 방식이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각 유닛을 정확하게 맞물려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모듈러 주택 관련 특허에서도 접합, 결합, 조립에 관한 기술들이 주를 이룬다.
여러 모듈 유닛의 연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법도 있다. 지그재그 형태로 제작된 브라켓을 이용해 크레인으로 상측 구조물을 하측 구조물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결합할 수 있도록 가이딩하는 체결 유닛과 조립 방법을 국내 건설사에서 개발했다. 이 기술은 모듈 간의 정확한 위치 조정을 가능하게 하여 결합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 ▲ 모듈러 건축물용 체결 유닛 및 이를 이용한 모듈러 건축물 조립방법(출처=윈텔립스, 10-2399730) © 특허뉴스 |
삼성물산은 고층 및 대규모 모듈러 건축물 조립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이 기술은 개별 모듈의 연결 기둥에 주 기둥의 분할 방식을 적용하여 수평 및 수직 변위를 최소화하고 유닛 간의 체결 일체성을 높임으로써 전체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강화했다. 또한 현장 시공에 따른 오차를 줄이고 콘크리트 타설 등 후속 현장 작업을 생략할 수 있어 시공 효율성도 높였다.
![]() ▲ 삼성물산의 모듈러 구조물을 형성하는 모듈러 유닛의 결합구조 및 이를 이용한 모듈러 구조물의 시공방법(출처=윈텔립스, 10-2399730) © 특허뉴스 |
모듈러 주택의 안전성 확보 기술은
모듈러 주택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기존 주택과 비교했을 때의 안전성 문제다. 특히 철골 구조를 주로 사용하는 모듈러 주택은 내화성능, 방음, 방진 측면에서 콘크리트 건축물에 비해 단점을 가질 수 있다.
![]() ▲ GS건설 '자이가이스트' 모듈러 주택(출처=GS건설, 자이가이스트) © 특허뉴스 |
GS건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ㄷ형 채널과 콘크리트가 합성된 보'를 모듈의 하부 구조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건축 기준에 부합하는 내화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철골 구조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콘크리트의 내화성과 방음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 ▲ GS건설의 내화성능이 확보된 건축용 모듈 및 이를 이용한 모듈러 건축물의 시공방법(출처=윈텔립스, 10-2021-0033480) © 특허뉴스 |
포스코 A&C는 모듈러 주택의 단열과 방수 성능을 높이고 결로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건축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모듈을 결합하는 브라켓 부분에 집중된 기존 방수 방식에서 더 나아가, 전체 브라켓에 추가 방수 시트를 덮는 방식으로 보다 철저한 방수 성능을 구현했다. 이는 모듈 간 연결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누수와 단열 손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 포스코 A&C의 방수 구조를 포함하는 모듈러 건축물(출처=윈텔립스, 10-2020-0122495) © 특허뉴스 |
다양한 기업들의 모듈러 주택 시장 진출
모듈러 주택 시장은 이제 전통적인 건설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라는 이동식 모듈형 주택 샘플을 공개했다. 이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LG전자의 고효율 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기술과 최신 가전제품이 통합된 스마트홈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한다.
LG전자의 시장 진출은 모듈러 주택이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스마트 기술과 결합하여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주거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가전 기업의 노하우와 건축 기술의 결합은 미래 주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 ▲ LG전자 '스마트 코티지'(출처=LG전자) © 특허뉴스 |
건설사들의 기술 경쟁
대형 건설사들도 모듈러 주택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각자의 특화된 모듈러 건축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양한 시범 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검증하고 있다. 특히 이들 건설사는 기존의 건축 노하우와 첨단 기술을 결합하여 모듈러 주택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모듈러 주택 기술과 사례
일본은 모듈러 주택 분야에서 가장 앞선 국가 중 하나이다. 세키스이 하우스(Sekisui House), 다이와 하우스(Daiwa House), 토요타 홈(Toyota Home) 등의 기업은 50년 이상의 모듈러 주택 제작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세키스이 하우스의 '유니트 시스템'은 공장에서 바닥, 벽, 천장, 배관, 전기 설비까지 완성된 3차원 유닛을 제작하여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고품질과 높은 내진성을 자랑한다. 일본의 독특한 기술은 지진에 강한 구조 설계와 정밀한 조립 시스템에 있다.
토요타 홈은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주택 건설에 적용하여 생산 라인에서 표준화된 고품질 주택 모듈을 생산한다. 이 모듈들은 현장에서 신속하게 조립되어 짧은 시간 내에 완공된다.
스웨덴은 전체 단독주택의 약 90%가 공장에서 제작되는 선진화된 모듈러 주택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린드백스(Lindbäcks), 모엘벤(Moelven) 같은 기업들은 목재를 활용한 고효율 모듈러 주택 기술을 발전시켰다.
특히 스웨덴의 모듈러 주택은 극한의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뛰어난 단열 기술과 친환경 설계가 특징이다. 이들 주택은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하면서도 현대적인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유지한다.
북유럽의 기술적 혁신 중 하나는 CLT(Cross Laminated Timber) 공법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이 공법은 목재 패널을 교차하여 층층이 접착하는 방식으로, 높은 강도와 친환경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모듈러 주택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된 '가속화된 건설 프로그램(Accelerated Construction Programme)'을 통해 모듈러 건축을 장려하고 있다.
영국의 버클리 그룹(Berkeley Group), 레가시(Legal & General) 등의 기업들은 대규모 모듈러 주택 공장을 설립했으며, 특히 도심 내 저렴한 주택 공급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런던의 'Apex House'는 28층 높이의 학생 기숙사로, 당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모듈러 건축물로 기록되었다. 이 건물은 공장에서 제작된 679개의 모듈을 사용해 단 13개월 만에 완공되었다.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PVC라 불리는 고도화된 모듈러 건축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모듈 내부의 마감재, 배관, 전기 설비까지 공장에서 완성한 후 현장으로 운반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 건설청(BCA)은 2014년부터 특정 지역의 신규 건축물에 대해 PPVC 적용을 의무화했으며, 보조금 지원을 통해 모듈러 건축을 장려하고 있다.
크라운 플라자 호텔 익스텐션(Crowne Plaza Hotel Extension)은 PPVC 공법으로 건설된 대표적인 사례로, 252개의 완전 마감된 객실 모듈을 사용하여 건설 기간을 40% 단축했다.
미국에서는 카테라(Katerra), 팩토리 OS(Factory OS), 풀스택 모듈러(FullStack Modular) 같은 스타트업들이 첨단 기술을 접목한 모듈러 건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모듈러 건축에 접목하여 생산성과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뉴욕의 '461 딘 스트리트(461 Dean Street)'는 32층 높이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모듈러 주거 건물 중 하나로, 930개의 모듈을 사용해 건설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심 내 저렴한 주택 공급을 위한 모듈러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
호주에서는 히키스 모듈러(Hickory Group)가 멜버른에 'La Trobe Tower'라는 44층 높이의 모듈러 건축물을 건설했다. 이 건물은 전통적인 건축 방식보다 시공 기간을 30% 단축했다.
호주의 특징적인 기술은 '하이브리드 모듈러 시스템'으로, 주요 구조체는 현장에서 건설하고 실내 공간과 외벽은 모듈러 방식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층 건물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때의 구조적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해외 모듈러 주택의 혁신적 기술
유럽과 미국의 선진 기업들은 실제 건축물의 가상 모델인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여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프로젝트 마일스톤(Project Milestone)'은 3D 프린팅 기술을 모듈러 건축에 접목한 혁신적인 사례로, 이 기술은 복잡한 형태의 모듈도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게 해준다.
독일의 건설기업들은 재활용 소재와 바이오 기반 소재를 활용한 모듈러 유닛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소재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면서도 내구성과 단열성을 갖추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기업들은 IoT 기술이 통합된 모듈러 주택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거주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주택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모듈러 주택은 기존 건축 방식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모듈러 주택은 공장 생산과 현장 조립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 기존 건축 방식보다 공사 기간을 30-50% 단축할 수 있고, 공장에서 통제된 환경 하에 제작되므로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건설 폐기물이 감소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이 용이하며, 에너지 효율적인 설계가 가능한다. 대량 생산 시 재료 구매 비용 절감과 노동력 감소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고, 필요에 따라 모듈을 추가하거나 재배치할 수 있어 공간의 유연한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개별 주택이나 소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초기 설계 및 공장 생산 비용이 높을 수 있다. 모듈의 크기와 무게는 운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밖에 없고, 표준화된 생산 방식으로 인해 독특한 디자인이나 복잡한 구조의 구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기존 콘크리트 건축물에 비해 내화성능이나 방음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 추가적인 보강이 필요하고, 아직까지 '임시 건축물'이나 '저품질 주택'이라는 인식이 남아있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 현황
모듈러 주택은 국내 건축 시장에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과밀화 문제 해결과 주택 공급 속도 향상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국토교통부는 이미 신혼부부, 사회초년생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하여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시범 사업은 모듈러 주택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검증하고,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모듈러 주택의 표준화된 설계 기준과 품질 관리 지침을 마련하여 산업 발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모듈러 건축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 ▲ 경기도 성남시 하대원 모듈형 행복주택(출처=경기도시주택공사) © 특허뉴스 |
민간 부문에서도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뿐만 아니라 중소 건설사와 스타트업들도 모듈러 건축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주택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도심 내 소규모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재개발 지역의 임시 주거 시설, 전원주택 및 별장 등 다양한 용도로 모듈러 주택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사무실, 상업 시설, 호텔 등 주거용 이외의 건축물에도 모듈러 공법이 적용되면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모듈러 주택이 미래 주거의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아직까지 대규모 생산 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일반 주택 대비 공사비용이 높은 경우가 많고, 표준화와 대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중고층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구조적 안전성, 내화성능, 방음·방진 성능 등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모듈러 주택에 대한 '임시 건축물' 또는 '저품질 주택'이라는 인식을 개선하고, 그 장점과 가능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특히, 모듈러 건축을 촉진할 수 있는 건축 기준, 인증 제도, 금융 지원 등의 제도적 기반이 확충되어야 미래 혁신적인 모듈러 주택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