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빅데이터, "기업 경영의 '나침반' 되다"... 10년 흐름 분석에서 숨겨진 전략 포착

박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25/05/06 [17:32]

상표 빅데이터, "기업 경영의 '나침반' 되다"... 10년 흐름 분석에서 숨겨진 전략 포착

박진석 기자 | 입력 : 2025/05/06 [17:32]

▲ 산업별 상표출원 동향분석 결과(’25.4월)(출처=특허청)   © 특허뉴스


기업 경영 전략 수립의 새로운 해법이 방대한 상표 빅데이터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허청이 최근 10년간 누적된 약 230만 건의 상표 출원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기업들에게 혁신적인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은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의 방대한 상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별 상표 출원 추이, 핵심 산업 변화, 상표와 경기 변동의 상관관계, 출원인 유형별 산업별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기업들이 경영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고 6일 발표했다.

 

제조업 주춤, 도소매·정보통신업 '상표 파워' 급증

 

최근 10년간의 상표 출원 동향 분석 결과, 제조업 분야의 상표 출원 건수가 약 125만 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식료품 등 생활 밀착형 분야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유통·판매업인 도소매업과 통신 서비스, 콘텐츠, 게임 등 정보통신 관련 산업의 상표 출원 및 비중이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도소매업은 전체 상표 출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7%에서 20.6%로, 정보통신업은 17.4%에서 19.9%로 상승한 반면, 화장품 등 제조업의 비중은 55.1%에서 52.2%로 감소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산업 구조 변화를 반영하며, 상표 출원 역시 이러한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기업은 전문 서비스·IT, 중소기업은 온라인 유통 '올인'

 

출원인 유형별 분석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연구 개발 및 정보 분석과 같은 지식재산 기반의 고부가가치 전문 서비스업과 정보통신 분야의 상표 출원이 최근 10년간 각각 연평균 3.2%, 2.8%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대기업들이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은 비대면 소비 확산과 온라인 유통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도소매업 분야의 상표 출원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8.4%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온라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상표 빅데이터, 경기 예측의 '숨은 카드' 될까

 

이번 분석의 가장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상표 빅데이터가 단순한 산업 동향 분석을 넘어 경기 변동을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산업별 상표 출원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 도소매업, 전문 서비스업 등의 상표 출원은 경기 동행 또는 후행 지표로서의 특징을 보였다. 즉, 이들 산업의 상표 출원 추이는 현재 또는 과거의 경기 흐름과 유사한 패턴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업과 운수창고업에서는 상표 출원이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 지표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이는 특정 산업의 상표 출원 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향후 경기 변동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특허청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상표 정보를 객관적인 경기 지표로 활용하기 위해 향후 산업 지표 관련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허청 이춘무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지난 10년간의 방대한 상표 출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리 경제와 산업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고, 기업들이 효과적인 상표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는 해외 시장 환경 및 글로벌 경쟁 기업의 상표 분석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우리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특허청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매월 각 산업별 협회 및 단체를 직접 방문하여 상표 제도와 비즈니스 전략을 설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기업 경영 전략, 상표 빅데이터, 산업 구조 변화, 경기 변동 지표, 특허청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