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전쟁, 제로 음료 격돌... 코카콜라 vs CJ제일제당, 대체당 특허로 승부수

설탕 없는 짜릿함, 제로 음료 시장의 뜨거운 혈투… 핵심은 '대체당' 기술력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5/05/10 [19:14]

단맛 전쟁, 제로 음료 격돌... 코카콜라 vs CJ제일제당, 대체당 특허로 승부수

설탕 없는 짜릿함, 제로 음료 시장의 뜨거운 혈투… 핵심은 '대체당' 기술력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5/05/10 [19:14]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타고 제로 칼로리 음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설탕 없이 단맛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대체당' 관련 특허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음료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글로벌 특허 분석 서비스 키워트(keywert)의 심층 분석을 통해, 제로 음료 시장의 숨겨진 특허 전쟁과 주요 기업들의 전략을 들여다본다.

 

제로 음료,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대체당 특허 경쟁 '점화'

 

최근 음료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단연 '제로' 열풍이다. 탄산음료를 넘어 커피, 에너지 드링크, 주류에까지 제로 칼로리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는 하나의 확고한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로 음료의 핵심인 '대체당' 기술은 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설탕의 단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칼로리는 획기적으로 낮추는 대체당 기술이야말로 제로 음료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2017년 대체당 특허 '폭발적 증가'… 식품 처리, 음료 분야 집중

 

▲ 출처=keywert 테크토픽 그래프엔진  © 특허뉴스

 

▲ 출처=keywert 테크토픽 그래프엔진  © 특허뉴스


키워트 분석에 따르면, 대체당 관련 특허 출원은 200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특히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당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제로 칼로리 식품 및 음료에 대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특허 출원 분야를 살펴보면, 식품 처리, 향신료 처리, 그리고 비알코올 음료 분야에서 대체당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특허 기준으로도 다이어트 식품 처리, 향신료 처리, 비알코올 음료 처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제로 슈거 트렌드와 건강 중시 경향을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 공룡들의 '대체당' 기술 각축전

 

대체당 관련 특허 출원인 분석 결과는 제로 음료 시장의 경쟁 구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과 삼양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코카콜라를 비롯해 유럽 최대 설탕 기업인 쥐드주커(Südzucker), 프랑스의 식품 바이오 소재 기업 로케트 프레르(Roquette Freres), 그리고 미국의 거대 농식품 기업 카길(Cargill) 등 쟁쟁한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음료 제조 기업뿐만 아니라, 대체당 원료를 공급하는 대기업들까지 제로 슈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번 분석은 대체당을 활용한 식품, 특히 음료 특허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제조 설비나 포장 기술 관련 특허는 포함되지 않았다.

 

▲ 출처=keywert 그래프엔진  © 특허뉴스


'제로 콜라' 신화 창조한 코카콜라, 맛 품질 향상에 주력

 

제로 음료 트렌드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코카콜라는 '제로 콜라'를 통해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며 제로 음료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격상시켰다. 코카콜라는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다양한 제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동시에, 맛 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한 감미료 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핵심 특허 중 하나인 KR 1374346 B1(천연 고효능 무칼로리 또는 저칼로리 감미료 조성물 관련 특허)은 천연 고효능 감미료의 맛을 개선하는 기술에 관한 것이다. 키워트의 핵심 가치 평가 지표인 'keyvalue'에서 S등급을 받은 이 특허는 순도 95% 이상의 리바우디오사이드 A와 에리트리톨을 특정 비율로 혼합하여 기존 대체당의 텁텁하거나 인공적인 맛, 느린 단맛 발현, 긴 잔류감 등의 단점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기술은 단독 감미료뿐만 아니라 음료, 디저트 등 다양한 식품에 적용 가능하며, 무려 672건의 패밀리 특허와 29건의 피인용 문헌 수를 기록하며 기술적 중요성과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반면, 코카콜라가 등록에 성공했지만 소송 끝에 무효 판결을 받은 EP 2993990 A1( 희소당을 포함하는 음료) 특허는 희소당인 D-프시코스와 고효능 감미료를 특정 비율로 조합하여 자연스러운 단맛을 강화하고 칼로리를 낮춘 음료 제조 방법에 관한 것이다. 특허 등록 후 경쟁사의 소송 제기로 인해 특허 유효성 심판이 진행되었고, 결국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진보성 결여' 판결을 받아 특허권을 잃게 되었다. 이 사례는 특허 확보 못지않게 특허의 질과 방어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CJ제일제당, 알룰로스 특허로 제로 슈거 시장 공략 박차

 

대체당 관련 특허 최다 출원 기업인 CJ제일제당은 차세대 감미료로 주목받는 '알룰로스' 관련 특허를 중심으로 제로 슈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핵심 특허인 KR 2011-0108185 A(D-결정을 제조하는 방법)는 고순도 알룰로스 결정 제조 방법에 관한 것으로, 불순물 함량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향상시킨 알룰로스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제로 음료뿐만 아니라 저칼로리 식품 전반에 걸쳐 원가 절감 및 품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키워트 'keyvalue' S등급을 획득했다.

 


또 다른 주요 특허인 KR 2389709 B1(알룰로스 제조용 조성물 및 이를 이용한 알룰로스의 제조방법)은 알룰로스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이당류 혼합물로부터 필요한 성분만을 효율적으로 분리하고 정제하는 기술에 관한 것이다. 이 특허는 고순도 알룰로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저칼로리 디저트, 건강 기능성 식품, 제로 칼로리 음료 등 다양한 제품 개발 및 시장 확대를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코카콜라, '영업 비밀' 전략 vs CJ제일제당, '원료 경쟁력' 강화

 

키워트 분석을 통해 살펴본 코카콜라와 CJ제일제당의 특허 전략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코카콜라는 음료 조성 자체보다는 제조 기술 관련 특허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는 핵심 레시피나 배합 비율 등의 민감한 정보를 특허 공개를 통해 노출시키기보다는 제조 기술과 강력한 상표권을 통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과거 '닥터페퍼'와 'ZERO' 명칭을 둘러싼 오랜 상표권 분쟁 사례 역시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한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알룰로스 관련 특허에서 볼 수 있듯이, 고순도 정제 및 제조 공정 개선을 통한 원료 자체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제로 음료 시장뿐만 아니라, 알룰로스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저칼로리 식품 시장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제로 슈거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기업의 특허 전략은 시장 경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술 혁신과 적극적인 특허 확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하고 건강한 저칼로리 식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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