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한국 특허번역회사 'JESE' 시각에서 본 'INTA 2025'

JESE 김창엽 차장 | 기사입력 2025/05/31 [00:53]

[현장스케치] 한국 특허번역회사 'JESE' 시각에서 본 'INTA 2025'

JESE 김창엽 차장 | 입력 : 2025/05/31 [00:53]

 

2025년 5월 17일에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상표협회(INTA) 연례총회가 2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140여 개국에서 10,000명 이상의 지식재산(IP) 전문가들이 참석해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다. 올해 총회에서는 60개 이상의 교육 세션과 200여 명의 연사들이 42개 관할권을 대표해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전시장인 Innovation Marketplace에는 39개국에서 온 188개 업체가 부스를 설치해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INTA 2025는 코로나 이후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된 행사로 기록되었다. 

 

올해 주제인 "IP 비즈니스(The Business of IP)"는 지식재산이 더 이상 단순한 법률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 전략의 중심축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술, 비즈니스, 타 지식재산 분야와의 융합 논의까지 아우르며, 전통적인 상표 중심의 논의에서 한층 진일보한 장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식재산서비스협회 IP해외협력위원회 공동으로 필자가 소속된 JESE, 기율특허법인, 윕스가 이번 글로벌 IP 축제에 참가했다. 이번 참가를 통해 특허번역 전문회사 JESE의 정체성과 향후 전략을 재정립하는 데 유의미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하나.고객사 확보 및 홍보

 

850개 이상의 INTA의 기업 회원사가 참여한 가운데, 다수의 브랜드가 비즈니스 스위트룸에서 활발한 미팅과 세미나를 진행했다. 중국, 인도, 아랍권 국가의 활발한 참여도 돋보였으며, 이는 글로벌 IP 시장의 무게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 및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이번 총회는 IP 서비스 기업들에게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마케팅 기회였다. 상표 출원인, 기업 법무 담당자, 로펌 변호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오가는 행사장에서 JESE는 5일 동안효과적으로 소속 회사를 홍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JESE는 전시 부스를 비롯한 다양한 현장에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준비한 홍보 자료를 통해 고유의 감수 시스템과 품질 중심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그 결과 행사 직후 3건의 후속 미팅이 성사되었으며, 유망한 신규 파트너도 발굴할 수 있었다.

 

 

둘. 산업 트렌드 파악

 

이번 총회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난 업계 트렌드는 특허번역 회사를 비롯한 IP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향후 전략 방향에 대한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가장 두드러진 산업 흐름은 단연 인공지능(AI)의 도입과 활용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IP 포트폴리오 관리에서의 AI 활용, 브랜드 보호를 위한 자동화 기술 등에 대한 다양한 세션이 열렸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새로운 브랜드 개발 사례와 그에 따른 법적 이슈에 관한 최신 가이드는 물론, AI 기반 자동화 도구를 활용한 상표권 침해 감시 적용 사례까지 폭넓게 논의되었다.

 

Amazon이 AI 시스템을 기반으로 위조 상품을 99% 이상 차단하고 있다는 발표는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EU는 생성형 AI 규제(AI Act) 및 플랫폼 투명성 확보를 위한 DSA(Digital Services Act)를 통해 저작권 보호와 소비자 안전을 강화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IP번역 업계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 번역 도구를 초안 단계에서 활용하고, 최종 감수는 전문 번역가가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번역 프로세스가 새로운 산업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WIPO가 자사의 기계번역(MT) API 성능을 대폭 개선하고 있다는 발표는 주목할 만한 흐름이었다. 비록 '정확도 86%'라는 수치의 객관적 근거는 확인이 필요하나, WIPO Translate의 품질 향상이 특허번역 환경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 및 정책 변화 속에서, JESE가 보유한 감수 중심의 품질 관리 시스템과 사람 중심의 번역 품질 보증 체계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더욱 주목 받을 가능성이 크다.

 

▲ 좌측 끝 필자(김창엽 JESE 차장), 우측 끝 이수종 JESE 과장  © 특허뉴스


IP 업계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과 통합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논의도 주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INTA 2025의 주제가 'IP 비즈니스'로 설정된 만큼, 지식재산의 관리와 활용을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 강조되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업체들이 특허, 상표, 디자인 등 지재권 전 영역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실제로 일부 IP 서비스 기업은 특허관리 소프트웨어(IPMS) 상에서 상표 검색·감시, 갱신, 데이터 분석 기능을 연동하고, 반복 업무를 AI로 자동화한 통합 에코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번역 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향후 특허번역 회사들도 단순히 번역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IP 관리 플랫폼과의 연동, 번역 공정의 자동화 및 최적화를 통해 고객사에 더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번역 수요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과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지만, AI 기술의 도입으로 번역 업무의 효율화와 역할 재정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INTA 2025 총회를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셋. 네트워킹 및 파트너십 기회

 

INTA 연례총회가 전세계 IP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네트워킹은 행사 기간 내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활동 중 하나였다. 공식 집계로도 약 10,000명에 달하는 참가자가 등록되었고 이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명함을 교환하며 인맥을 넓혀 나갔다. JESE도 평소 이메일과 전화로만 연락하던 해외 로펌 변호사나 기업 IP 매니저들을 직접 대면하여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실제로 행사장에서 기존 고객사를 만나 향후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나누거나, 잠재 고객이 부스를 방문해 구체적인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등 비즈니스로 직결되는 만남도 많았다. 또한 글로벌 IP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업계 동향과 각 지역 시장정보를 폭넓게 수집할 수 있었다.

 


이번 총회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되었다. INTA가 주최한 Table Topics 세션에서는 소그룹으로 모여 식사를 함께 하며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는데, 최신 AI 동향부터 브랜드 관리 전략까지 다양한 주제별로 테이블이 구성되어 유익한 대화가 오갔다.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타국 로펌 변호사들이 겪는 번역 이슈나 요구사항을 생생히 접할 수 있었다는 후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짧은 시간에 다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스피드 네트워킹 세션, 샌디에이고 현지의 문화를 즐기며 친목을 도모하는 사교 네트워킹 투어 프로그램 등 공식 네트워킹 이벤트들이 연일 진행되었으며, 이 역시 참가자들 사이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자리에 적극 참여한 이들은 평소 접점이 없던 지역의 파트너사를 발굴하거나, 서로 보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과의 협업 논의를 시작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할 수 있었다고 전해졌다.

 


네트워킹은 공식 프로그램 밖에서도 이어졌다. 행사장 인근에서 연이어 열린 로펌 및 기업들의 개별리셉션 파티에 초대받아 참석자들이 교류하기도 했고, 저녁 시간대에는 도심의 바와 레스토랑에서 국가별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비공식 모임을 갖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JESE는 이러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업계 인맥을 넓히는 한편, 타 분야 IP 서비스업체와 정보를 교환하며 향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으며, 또한 부스에서 만난 IP 전문가들과도 별도로 연락처를 교환하여 이후 번역 관련 자문이나 공동 세미나개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광범위한 네트워킹이 이루어졌다. INTA 측에서도 이번 행사가 IP 커뮤니티의 유대 강화를 위한 중요한 장임을 강조하였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느껴지는 활기와 끈끈한 교류의 분위기는 그 말을 입증해주었다.

 

넷. 현장에서 느낀 실무 인사이트

 

행사에 직접 참여하면서 다양한 실무적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글로벌 IP 행사답게 공식 언어는 영어였지만, 현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언어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었다. 140여 개국에서 온 참석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는 장면은 흔했으며, 휴식 시간에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자국어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특히 인상 깊었다. 이는 전 세계 상표·특허 업무 현장에서 언어의 다양성이 여전히 중요한 요소임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이번 INTA 총회에서 가장 유의미했던 점은, 특허번역 업계에 종사하면서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IP 로펌의 출원 실무와 그들의 실제 pain point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러 IP 로펌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들이 어떤 방식과 절차로 출원을 진행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번역을 포함한 IP 서비스 전반에 대해 어떤 어려움과 니즈를 갖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번역의 정확도, 경쟁력 있는 가격, 납기 대응력,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 실무적인 차원에서 마주하는 구체적인 pain point들은, 특허번역 회사로서 우리가 곧 해결해야 할 과제로 다가왔다.

 

이러한 직접적인 인사이트는 향후 JESE가 어떤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매우 유익했다. 단순히 번역을 제공하는 업체가 아니라, 고객이 실무에서 겪는 문제를 사전에 이해하고 구조적으로 개선해주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전략적 방향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총회에서는 감사하게도 OBWB 소속의 IP 전문가 Han-Mei의 배려로, 그녀의 IP 강의가 끝난 직후 한국의 IP 동향과 JESE를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OBWB 부스에서의 홍보는 납기, 품질, 가격이라는 기본 경쟁 요소 외에도, JESE만이 전달할 수 있는 차별화된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글로벌한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자리였던 만큼, 단순한 기능적 우위보다도 ‘왜 JESE인가’를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메시지의 명확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실감했다. 향후 회사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전략적 재정비가 필요하며,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고객 신뢰와 브랜드 인지도를 함께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시점이다.

 


이와 함께, 이번 총회에서 상표, 디자인, 도메인 등 특허 외 타 분야의 흐름도 폭넓게 접하며 IP 업계 전반의 실무 감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예컨대, 비즈니스와 IP가 만나는 지점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인지, 또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고려해야 할 문화적 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해 실무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통찰을 다수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JESE의 번역 서비스 역시 단순히 문서의 언어를 바꾸는 것을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 맥락과 시장 문화적 배경까지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INTA 2025 총회는 JESE가 특허번역 회사로서 향후 나아갈 방향에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글로벌 IP 업계의 네트워크 속에서 최신 기술 트렌드와 시장수요를 직접 접하고, 다양한 언어와 문화의 교차점을 체험한 것은 그 자체로 큰 자산이 되었다. 현장의 열기와 풍부한 논의에서 길어 올린 지혜를 바탕으로, 특허번역서비스도 변화하는 시대에 발 맞추어 끊임없이 혁신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며, 더욱 전문적인 언어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INTA 2025 샌디에이고총회에서 얻은 값진 경험은 특허번역업계의 실무 향상과 비즈니스 성장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_ 김창엽, 한국 특허번역 전문회사 JESE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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