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질문도 OK"... KAIST, ‘인공지능 조교’ 첫 도입 대성공… 교육 혁신 새 지평 열다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06/05 [15:27]

"밤샘 질문도 OK"... KAIST, ‘인공지능 조교’ 첫 도입 대성공… 교육 혁신 새 지평 열다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06/05 [15:27]

▲ 본 수업에서 적용한 인공지능 조교(VTA)의 내부 구조. 수업 자료(PDF, 수업 녹화본, 코딩 실습 자료 등)를 벡터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뒤, 학생의 질문과 대화 이력을 바탕으로 관련 문서를 검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응답을 생성하는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RAG) 구조를 따른다.(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밤늦게 갑자기 궁금해진 개념을 질문했을 때도 즉각적으로 답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유용했다. 특히 인간 조교에게 질문하기 망설여졌던 부분들도 부담 없이 물어볼 수 있었고, 오히려 더 많이 질문하면서 수업 이해도가 높아졌다.” (KAIST 양지원 박사과정 학생)

 

KAIST가 새벽에도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혁신적인 ‘인공지능 조교(Virtual Teaching Assistant, VTA)’를 실제 강의에 성공적으로 도입하며 교육 현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재철AI대학원 최윤재 교수 연구팀과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 연구팀은 477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운영 및 학습을 돕는 인공지능 조교(VTA)를 개발하고 성공적인 운영을 이뤄냈다.

 

이번 연구는 2024년 가을학기, 김재철AI대학원의 석·박사과정 학생 477명이 수강한 ‘인공지능을 위한 프로그래밍’ 교과목에 VTA를 도입하여 그 효과와 실용 가능성을 실제 교육 현장에서 대규모로 검증한 국내 최초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개발된 인공지능 조교는 일반적인 챗GPT나 기존 챗봇과는 확연히 다른, 수업에 특화된 에이전트다. 연구팀은 강의 슬라이드, 코딩 실습 자료, 강의 영상 등 방대한 수업 자료를 자동으로 벡터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구조를 구현했다. 학생이 질문을 입력하면, 시스템은 질문의 맥락에 따라 가장 관련성 높은 수업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한 후, 그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답변을 생성한다. 이는 단순한 대형언어모델(LLM) 호출이 아닌, 수업 내용에 특화된 지능형 시스템으로서 학습 신뢰도와 정확도를 모두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이자 해당 수업의 책임 조교였던 권순준 박사과정은 “기존에는 수업 시간에 이미 설명된 내용이나 간단한 개념 정의와 같은 반복적이고 기본적인 질문이 많아 조교들이 핵심적인 질문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VTA 도입 이후 학생들이 반복 질문을 줄이고 꼭 필요한 질문에 집중하면서, 조교로서의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고 보다 고차원적인 학습 지원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수업 대비 조교가 직접 응답해야 하는 질문량은 약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VTA의 효율성을 입증했다.

 

14주간 운영된 VTA는 전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 활용했으며, 총 3,869건에 달하는 질의응답이 기록되었다. 특히 인공지능 비전공자나 사전 지식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VTA 사용 빈도가 높게 나타나, VTA가 학습 보조 수단으로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분석 결과 학생들은 인간 조교보다 VTA에게 이론적 개념에 대한 질문을 더 자주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VTA가 학생들에게 평가받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학습 참여를 더욱 적극적으로 유도했음을 보여준다. 수업 전·중·후 세 차례에 걸친 설문조사에서도 학생들은 VTA에 대해 초기보다 높은 신뢰도와 응답 적절성, 그리고 편안함을 보고했으며, 특히 인간 조교에게 질문을 주저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일수록 VTA와의 상호작용에서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해당 수업의 담당 교수이자 연구를 이끈 최윤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수강생과 강사진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수업으로 해당 기술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시스템의 소스코드를 개발자들의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 공개하여 다른 교육기관과 연구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학습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우수성은 자연어처리(NLP)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회 중 하나인 ‘ACL 2025 인더스트리 트랙(Industry Track)’에 2025년 5월 9일 자로 채택되며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KAIST의 이번 성공 사례는 대형 강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명은 A Large-Scale Real-World Evaluation of an LLM-Based Virtual Teaching Assistan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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