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해킹 피해도 젠더 따라 다르다"… SNS 빅데이터로 '디지털 격차' 실증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06/09 [02:29]

KAIST 연구팀, "해킹 피해도 젠더 따라 다르다"… SNS 빅데이터로 '디지털 격차' 실증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06/09 [02:29]

▲ 연구설계 모식도(그림=KAIST)  © 특허뉴스


수백만 개의 계정이 해킹되어 사이버 범죄를 조장하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기존 해킹 연구가 기술적 측면에만 집중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가운데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최문정 교수 연구팀이 소셜미디어(SNS) 빅데이터에 인공지능(AI) 분석법을 적용해 해킹 피해에 대한 남녀 간 행동 패턴 차이를 명확히 규명하며, ‘제3레벨의 디지털 격차’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디지털 불균형의 실태를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해킹 피해 완화 정책과 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안 대응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젠더별 해킹 피해 경험과 대응 방식의 차이

KAIST 최문정 교수 연구팀은 8일, 젠더에 따라 디지털 해킹 피해 경험과 대응 방식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격차’ 중에서도 유사한 디지털 접근성과 사용 능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활용 결과의 사회적 불균형을 의미하는 ‘제3레벨 디지털 격차’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심층적인 분석이다.

 

연구팀은 소셜미디어 트위터(現 X) 데이터를 기반으로 13,000건이 넘는 해킹 관련 게시글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은 디지털 서비스 전반에서, 남성은 특히 게임 관련 서비스에서 해킹 피해 경험을 더 많이 공유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해킹 피해 이후의 대응 방식에서 젠더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성은 해킹 출처를 추적하거나 계정을 복구하는 등 기술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반면, 여성은 문제를 신고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사회적 지원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제3레벨 디지털 격차'의 중요성 강조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허은진 박사과정생은 “디지털 격차를 논의할 때 단순히 인터넷 접근성이나 모바일 기기 사용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본 연구는 디지털 접근성과 역량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경험의 사회적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는 ‘제3레벨의 디지털 격차’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불평등이 단순한 접근성 문제를 넘어,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경험하는 결과의 불균형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문정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누구나 디지털 보안 문제를 겪을 수 있지만, 해킹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기 전까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행동 패턴을 반영한 맞춤형 보안 교육 및 지원, 즉 사고 대응 매뉴얼과 같은 실질적인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허은진(Ern Chern Khor)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정보통신정책과 디지털 미디어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소셜 사이언스 컴퓨터 리뷰(Social Science Computer Review)’ 4월 29일 자 온라인으로 출간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명은 트위터 데이터를 활용한 해킹 피해 경험의 젠더 격차 연구: 제3레벨 디지털 격차를 중심으로 (Exploring Gender Disparities in Experiences of Being Hacked Using Twitter Data: A Focus on the Third-Level Digital Divid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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