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KRIBB, 노화 간 질환 예측의 새 지평을 열다... 'FiNi-seq' 기술 개발로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 기대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06/12 [16:30]

KAIST-KRIBB, 노화 간 질환 예측의 새 지평을 열다... 'FiNi-seq' 기술 개발로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 기대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06/12 [16:30]

▲ 노화된 간 조직에서 섬유화 영역을 분리하여 단세포 전사체 분석 및 섬유화 모델에서 검증을 수행함(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노화와 만성 질환은 장기간에 걸쳐 미세한 조직 변화가 서서히 축적되는 특성 때문에 질병 발병의 초기 신호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질병의 더 빠른 발견과 예측, 그리고 맞춤형 치료 타깃 설정을 가능하게 할 획기적인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노화융합연구단 김천아 박사 공동 연구팀은 노화된 간 조직 내에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섬유화된 미세환경을 포착하고 단일세포 전사체 수준으로 정밀 분석할 수 있는 ‘파이니-시퀀싱(FiNi-seq, Fibrotic Niche enrichment sequenc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기술은 노화나 만성 간 질환으로 인한 병태생리적 변화를 고해상도로 포착할 수 있는 유용한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FiNi-seq, 노화 미세환경의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

연구팀은 노화된 간 조직에서 조직 분해 저항성이 높은 영역을 물리적 성질을 통해 선별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재생이 지연되고 섬유화가 축적되는 초기 노화 미세환경을 선택적으로 농축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단일세포 분석 기술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섬유화 관련 혈관내피세포, 면역과 상호작용하는 섬유아세포, 그리고 PD-1 고발현 CD8 T세포 등 면역 탈진세포까지 고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이다.

 

특히, 연구진은 'FiNi-seq' 기술을 활용해 노화 간 조직 내 섬유화 부위에서 관찰되는 특정 세포들이 분비 인자를 통해 주변 환경을 2차적으로 노화시키고, 이로 인해 노화된 환경이 확장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한, 혈관내피세포가 조직 고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선천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면역세포 유입을 촉진하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는 섬유아세포의 공간적 분포를 정량화하고, 이들이 조직 재생, 염증 반응의 유도, 만성 섬유화로의 이행에 깊이 관여함을 확인했다.

 

멀티-오믹스 분석으로 복합적인 노화 과정 해석

연구팀은 전사체와 후성유전체 정보를 얻어내는 멀티-오믹스(multi-omics)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노화된 간 조직의 미세환경과 이의 공간적 이질성을 정밀하게 해석했으며, 이러한 변화들이 간 내 혈관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했다. 이처럼 다양한 생체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접근 방식은 노화 및 질병 발생의 복합적인 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임상 적용 가능성 및 향후 연구 방향

이번 연구는 KAIST 의과학대학원 탁권용 박사, KRIBB 박사과정 김주연 연구원, KAIST 박사과정 박명선 학생이 제1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2025년 5월 5일 자에 게재되었다.

 

제1 저자인 탁권용 박사는 "만성 간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임상 예후 지표인 섬유화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KRIBB 김천아 박사는 “노화 간 조직에서 관찰되는 섬유화된 미세환경의 세포 구성과 공간적 특성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고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종은 교수는 이번 기술이 “노화 및 만성 질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섬세한 변화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분석 기술로서, 향후 효과적인 치료 지점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간질환 모델뿐만 아니라 폐, 신장 등 다른 장기의 만성 질환 연구로 확장해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FiNi-seq’ 기술은 노화 간 질환뿐만 아니라 다른 만성 질환의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인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논문은 Quasi-spatial single-cell transcriptome based on physical tissue properties defines early aging associated niche in live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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