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개발(R&D) 성과 평가 체계가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조상규 부연구위원과 류태규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특허성과의 질적 제고를 위한 국가 R&D 사업 평가 개선방안' 보고서는, 현재 국가 R&D의 특허 성과가 양적으로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특허개발활동지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 연구개발 사업은 여전히 ‘논문 수’나 ‘특허 건수’ 같은 정량 지표 위주로 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고품질 특허 창출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핵심은 현행 평가제도가 논문 수, 특허 건수 같은 정량 지표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연구 현장에서는 “논문은 승진에 직결되지만, 특허는 단순 등록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만연해 고품질 특허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금의 제도는 우수특허 창출 활동 자체보다는 산출된 결과만을 중시해, 연구 현장에서 ‘평가 대비용 특허’가 양산되는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구자 다수는 특허 전략이나 명세서 작성에 익숙하지 않아, 결과 위주의 질적 평가만으로는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전략계획서 작성 단계에서 ‘핵심특허 창출 활동’만 기재하도록 한 현행 지침을 개정해, 특허개발활동 전반을 필수 항목으로 명시할 필요성도 강조됐다. 이를 지식재산 시행계획과 재원 배분 체계와 연계할 경우, 특허 활용률과 기술이전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식재산 서비스산업 확장과 전문 인력 양성,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이번 보고서는 국가 R&D 평가가 단순히 “무엇을 냈는가”에서 벗어나 “어떻게 만들어졌는가”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양적 성과를 넘어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연구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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