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나 스마트폰 배터리를 반복해 고속 충전할 경우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국내 연구진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음극 소재를 개발해,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수명을 동시에 확보하는 길을 열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 고려대학교 곽상규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석훈 박사 공동연구팀은 흑연과 곡면 나노그래핀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9월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배터리 충전은 리튬이온이 음극 내부로 저장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고속 충전 시 리튬이온이 내부로 다 흡수되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리튬으로 쌓이는 ‘데드 리튬(dead lithium)’이 발생한다. 이는 배터리 용량 감소와 수명 단축의 주요 원인이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흑연 입자(MCMB)를 곡면 나노그래핀(Cl-cHBC) 적층 구조에 고르게 분포시킨 새로운 음극 소재를 설계했다. 활처럼 휘어진 곡면 나노그래핀은 층간 간격이 넓고 나노 크기의 공간이 많아 리튬이온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리튬이온은 그래핀 층에 먼저 들어간 뒤 흑연으로 이동하는 ‘순차 삽입’ 경로를 거쳐 안정적으로 저장된다.
실험 결과, 이 하이브리드 음극은 고속 충전 조건(4 A g⁻¹)에서 기존 흑연 대비 4배 이상 높은 용량을 기록했다. 전기차용 단결정 NCM811 양극과 결합한 파우치셀 검증에서도 1,00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초기 용량의 70%를 유지했으며, 최대 2,100회 이상 안정적 구동이 가능했다. 충·방전 효율도 99%에 달했다.
공동연구팀은 “단순한 공정으로 기존 배터리 생산 인프라에 쉽게 적용 가능하다”며, “곡면 나노그래핀의 구조적 확장성을 활용하면 리튬전지뿐 아니라 나트륨 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성과는 고속 충전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차세대 음극 소재 설계 전략으로, 미래 전기차·스마트기기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명은 Curved Nanographene–Graphite Hybrid Anodes with Sequential Li⁺ Insertion for Fast-Charging and Long-Life Li-Ion Batteri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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