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뇌처럼 ‘스스로 기억·반응’하는 뉴런 반도체 개발... 에너지 27.7% 절감·자가 복원까지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09/28 [12:10]

KAIST, 뇌처럼 ‘스스로 기억·반응’하는 뉴런 반도체 개발... 에너지 27.7% 절감·자가 복원까지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09/28 [12:10]

▲ 뉴런과 주파수 전환 뉴리스터의 비교 개념도 / 뇌 신경세포의 내재적 가소성은 이온 채널해 흥분성을 조절한다. 주파수 전환 뉴리스터는 휘발성Mott 소자가 전류 스파이크를 발생시키고, 비휘발성VCM 소자가 저항 상태를 조절하여 이와 유사한 주파수 조절 특성을 구현한다.(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사람의 뇌는 단순히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시냅스)만이 아니라, 개별 신경세포가 스스로 민감해지거나 둔해지는 ‘내재적 가소성(intrinsic plasticity)’을 통해 복잡한 정보 처리 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공지능 반도체는 이러한 뇌의 유연한 적응 기능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KAIST 연구진이 이번에 이 한계를 넘어, 뇌 뉴런의 핵심 기능을 반도체 소자 하나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KAIST는 28일,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뉴런의 내재적 가소성을 모방한 ‘주파수 스위칭 뉴리스터(Frequency Switching Neuristo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성과는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지 Advanced Materials(IF 26.8)에 8월 18일 온라인 게재됐다.

 

뉴런의 적응 능력, 반도체 소자로 구현

 

‘내재적 가소성’은 같은 자극에 점차 둔감해지거나, 반복된 훈련으로 특정 자극에 더 빨리 반응하는 뇌의 특성이다. 연구팀은 휘발성 모트 멤리스터와 비휘발성 멤리스터를 결합해, 뉴런이 발화 주파수를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 신경 모사 소자를 구현했다. 이 소자는 입력 신호의 빈도를 기억하고 반응 강도를 조절함으로써, 마치 사람이 반복된 소리에 덜 놀라거나 특정 자극에 민감해지는 현상을 재현한다.

 

에너지 절감·자가 복원력 입증

 

연구팀은 ‘희소 신경망(Sparse Neural Network)’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당 소자의 성능을 검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기존 신경망 대비 에너지 소모를 27.7% 줄이면서도 동일한 성능을 구현했고, 일부 뉴런이 손상되더라도 스스로 네트워크를 재구성해 성능을 회복하는 뛰어난 자가 복원력을 보였다.

 

즉, 이 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은 전력 소모는 줄이면서도 성능은 유지하고, 일부 회로가 망가져도 스스로 보완해 정상 작동을 이어가는 셈이다.

 

김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의 핵심 기능을 단일 반도체 소자로 구현한 성과로,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한 차원 높였다”며 “스스로 상태를 기억하고 손상에도 적응·복구하는 이번 기술은 엣지 컴퓨팅·자율주행·초저전력 시스템 등 장시간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핵심 소자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박우준 박사(현 독일 율리히 연구소), 송한찬 박사(현 ETRI)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앞으로 뇌신경 모사 반도체를 활용한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플랫폼으로 확장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논문명은 Frequency Switching Neuristor for Realizing Intrinsic Plasticity and Enabling Robust Neuromorphic Comput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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