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료 없이 ‘오팔 빛’을 찍는다... UNIST, 나노구멍 역오팔 고분자 입자 합성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10/03 [19:28]

염료 없이 ‘오팔 빛’을 찍는다... UNIST, 나노구멍 역오팔 고분자 입자 합성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10/03 [19:28]

▲ 역 오팔 광학 입자의 생성 과정과 수중 액적(물방울) 침투로부터 유래된 입자 내부 다공성 / (A) 미세유체방식에 의한 액적 생성 후 고분자를 포함한 유기용매 증발과정에서 계면불안정성으로 인한 수중 액적 침투가 일어나며 고체화됨. (B) 입자 내부 단면은 고분자 PS 프레임과 P4VP 쉘로 이루어진 연속적인 고분자 뼈대와 균일한 크기의 무작위 단거리 질서 정렬(short range ordering)을 가진 다공성을 보여줌.(그림 및 설명=UNIST)  © 특허뉴스

 

보석 오팔처럼 영롱한 구조색을, 화학 염료 한 방울 없이 플라스틱 입자에서 뽑아내는 기술이 나왔다.

UNIST 구강희 교수팀이 선형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해 입자 내부에 구멍이 송송 난 나노 구조(역오팔)를 만들고, 각도에 상관없이 선명한 단일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코팅·화장품·보안소재·광 잉크 등으로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화학 분야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 Ed.)에 9월 6일자로 실렸다.

 

핵심은 오팔 내부의 ‘규칙적 나노 배열’을 고분자 입자 속 빈 공간의 격자로 뒤집어 구현한 점이다. 연구팀은 친수/소수 블록이 스스로 분리·정렬되는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해, 바깥은 소수성 폴리스타이렌(PS), 안쪽은 친수성 P4VP가 자리 잡도록 설계했다. 유기용매가 증발하는 순간 나타나는 계면 불안정화를 이용해 물이 입자 내부로 스며들게 하고, 미세 물방울이 사라진 자리마다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이 일정 간격으로 남도록 했다. 그 결과 수십 마이크로미터 입자 안에 균일한 나노 다공 구조가 형성돼, 빛을 선택적으로 산란·반사하는 오팔형 구조색이 발현됐다.

 

천연 오팔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뒤섞이지만, 이번 역오팔 입자는 각도 무관한 단일색을 안정적으로 구현한다. 색상 제어도 손쉽다. 연구진은 계면활성제 종류, 내부 화학구조의 미세 조정, 분자량 등을 바꿔 가시광 전 영역의 색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입자를 수분 많은 하이드로겔에 분산해 광학 잉크로 제조, 실제 프린팅 공정으로 다양한 패턴 인쇄에도 성공했다.

 

구강희 교수는 “간단한 선형 블록공중합체만으로 다양한 빛깔을 쉽게 낼 수 있는 제조법을 개발했다”며 “디스플레이, 보안소재, 기능성 코팅 등 염료 대체형 구조색 소재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명은 Disordered Inverse Photonic Beads Assembled From Linear Block copolymer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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