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노산 결핍도 버티는 암 줄기세포, mTOR 조절 단백질 DEPTOR가 열쇠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10/03 [19:30]

아미노산 결핍도 버티는 암 줄기세포, mTOR 조절 단백질 DEPTOR가 열쇠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10/03 [19:30]

▲ Deptor 의 작용 기전 / MSI2가 DEPTOR mRNA를 안정화시켜 발현을 유지하고, DEPTOR는 KIF11 단백질의 분해를 막아 안정화한다. 안정화된 KIF11은 세포분열 방추체 형성과 함께 mTORC1의 위치를 조절해 아미노산 결핍 시 적절한 대사 적응을 가능하게 한다. DEPTOR가 결핍되면 DNA 손상, 세포사멸, 분화가 증가하여 백혈병 진행이 억제된다.(그림 및 설명=순천향대학교 권혁영 교수)   © 특허뉴스

 

급성·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치료를 가로막던 ‘암 줄기세포의 생존 비밀’이 드러났다. 순천향대 권혁영 교수 연구팀은 백혈병 종양줄기세포가 아미노산이 부족한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게 만드는 핵심 축이 ATF4–MSI2–DEPTOR–KIF11로 이어지는 단백질 상호작용임을 규명했다. 특히 mTOR 억제 단백질로 알려진 DEPTOR가 KIF11을 안정화해 대사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돕고, 이 과정이 DNA 손상과 세포사멸을 회피하게 만든다는 분자 원리를 제시했다. 난치성 혈액암의 ‘대사 의존성’을 겨냥한 새로운 치료 타깃이 제시된 셈이다.

 

연구팀은 분자생물학 분석과 환자 유래 세포, 동물 모델을 종합해 아미노산 결핍 시 DEPTOR가 KIF11을 지지해 세포분열에 필요한 방추체 형성과 대사 적응을 동시에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로 DEPTOR를 억제하면 백혈병 세포에서 DNA 손상과 세포사멸이 급증하며 질병 진행이 억제됐다. 주목할 점은 정상 조혈모세포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DEPTOR가 선택적 표적으로 유망하다는 것이다. 실제 환자 데이터에서도 DEPTOR 발현이 높을수록 생존율이 낮은 경향이 확인돼 임상적 의미를 뒷받침했다.

 

이번 성과는 백혈병 세포가 보이는 아미노산 대사 의존성을 정밀하게 파고드는 전략으로, 기존 항암·이식 치료로는 한계가 컸던 급성 골수성 백혈병(5년 생존율 약 24%) 등 난치성 혈액암의 치료 지평을 넓힌다. 

 

연구진은 “DEPTOR–KIF11 축을 끊어 암 줄기세포의 ‘대사 완충장치’를 해제하면, 종양세포만 선택적으로 제압하는 정밀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ATF4·MSI2가 관여하는 스트레스 반응–줄기성 유지 회로까지 함께 겨냥하면 내성·재발을 줄일 조합요법으로 확장될 수 있다.

 

권혁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백혈병뿐 아니라 다른 암종에도 적용 가능해 정밀의학 기반 차세대 항암치료 개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이를 실제 임상 치료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약물 개발, 임상 적용, 안전성 검증 등 다각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혈액암 분야 권위지 'Leukemia' 10월 1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Regulation of metabolic adaptation and leukemia progression by MUSASHI2-DEPTOR-KIF11 axi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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