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산업 간 융복합이 심화되면서, 국가연구개발사업(R&D)은 이제 단일 기관이 아닌 여러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연구 중심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연구성과의 소유권과 활용을 둘러싼 지식재산권 분배 갈등이 잦아지며, 귀중한 연구결과가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국가연구개발사업과 지식재산권의 귀속 및 분배 문제'를 통해 이러한 문제의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고, 지식재산권을 ‘소유’ 중심이 아닌 ‘활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동연구 확산... 성과는 늘었지만 ‘지식재산 귀속’은 불명확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대학·공공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연구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 주체가 다양해질수록 특허권이나 기술이전 수익 배분 등 지식재산 귀속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갈등이 단순한 행정 문제를 넘어, “성과의 상업화와 국가 기술경쟁력 확보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해외는 ‘소유보다 활용’… 상업화 중심의 IP 관리 전략
미국·EU 등 주요국은 국가R&D 성과의 지식재산권을 개발기관이 보유하도록 하되, 정부가 공익과 안보를 위해 개입할 수 있는 조건부 소유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즉, 특허권을 ‘누가 갖느냐’보다 그 기술이 산업 발전과 시장 확산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를 핵심 가치로 본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우리나라도 국가R&D의 민간 참여를 확대하고, 연구기관에 보다 적극적인 지식재산 소유권을 인정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공동연구, ‘사전 합의’ 없이는 분쟁 불가피
보고서는 또한 국가 간 또는 해외 기관과의 국제 공동연구에서 지식재산권 분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가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등 여러 국가와 과학기술협력협정을 체결해 공동연구의 IP 분배 원칙을 규정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보다는 당사자 간 합의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국제 공동연구에서 지식재산권 분배 기본원칙이 참여 당사자 간의 합의이지만, 성공적인 공동연구와 연구성과 활용,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는 연구 시작 전에 명확한 사전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하며, "공동연구 개시 전 계약서 작성 언어, 관할권, 준거법 등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며 “이런 사전 조율이 연구성과의 지속적 활용과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지식재산 분배, 단순 갈등 조정 넘어 혁신 생태계의 핵심”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문명섭 부연구위원은 “공동연구에서 지식재산권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해관계자 간 단순한 권리 다툼이 아니라, 민간의 창의성과 기술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투명하고 합리적인 지식재산 정책을 통해 협력한다면, 국가 R&D가 미래 성장동력을 견인하는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9월 발표된 '특허성과의 질적 제고를 위한 국가 R&D 평가 개선방안'에 이어,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국가 연구성과 제도개선 기획 시리즈 두 번째 연구로, 향후 정부의 R&D 혁신 정책 논의에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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