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세포를 스스로 죽이다"... UNIST, 자외선·가시광선 교차 조사로 세포 사멸 유도 기술 개발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11/07 [00:52]

"빛으로 세포를 스스로 죽이다"... UNIST, 자외선·가시광선 교차 조사로 세포 사멸 유도 기술 개발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11/07 [00:52]

▲ 빛에 따라 조립과 분해를 반복하는 광 스위칭 분자의 작동 원리 / (a–d) 아조벤젠(azobenzene) 단위를 포함한 분자들은 미토콘드리아 표면에서 스스로 조립해 섬유(fibril) 구조를 형성하는데, 자외선(365 nm)을 쬐면 섬유 구조가 무너진다. 가시광선(450 nm)을 다시 비추면 재조립된다.(e) 세포 내에서 분자는 미토콘드리아 등 특정 소기관 표면을 인식해 결합하고,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번갈아 비췄을 때 조립–분해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막에 물리적 스트레스가 가해져 소기관 막이 교란되는 현상이 유도돼 세포막 붕괴가 일어난다.(그림 및 설명=UNIST)  © 특허뉴스

 

UNIST 유자형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번갈아 비춰 세포 자살(apoptosis)을 유도하는 신개념 분자 시스템 ‘Mito-AZB’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빛의 파장에 따라 분자가 조립과 분해를 반복하는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차세대 항암 원천기술로 평가받으며, 국제학술지 Nano Letters에 게재됐다.

 

“빛으로 생명을 제어한다”… 미토콘드리아 표적 분자 ‘Mito-AZB’

 

연구팀이 개발한 광 스위치 분자 ‘Mito-AZB’는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에 축적되어 작동한다. 이 분자는 가시광선(450nm)을 받으면 섬유 형태로 조립되어 단단한 구조를 형성하고, 자외선(350nm)을 받으면 섬유가 분해되는 ‘광반응’ 특성을 지닌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미토콘드리아 막에 ‘쥐었다 폈다’ 하는 듯한 물리적 스트레스가 가해져 손상이 일어나고, 그 틈을 통해 세포 자살 유도 물질(활성산소, 사멸 단백질 등)이 세포질로 유출되어 세포가 스스로 사멸하게 된다.

 

실제 실험에서 연구팀은 세포에 Mito-AZB를 주입한 후 빛을 번갈아 쬐자 미토콘드리아 막 전위가 급격히 붕괴되며 활성산소 농도와 세포사멸 신호 단백질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세포 소기관 맞춤형 파괴도 가능… “표적 치료·기초 연구 도구로”

 

Mito-AZB는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미토콘드리아를 찾아가는 ‘길잡이’ 성분, 빛에 따라 구조가 변하는 ‘아조벤젠’ 성분, 그리고 형광 염료다.

 

유자형 교수팀은 길잡이 성분을 바꿔 리소좀·소포체 등 특정 세포 소기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데도 성공했다. 즉, 리소좀 표적형은 노폐물 처리 기능을 교란시켜 세포 기능을 조절하고, 소포체 표적형은 단백질 합성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광자극만으로 세포 내 특정 기능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분자 수준의 정밀 생명제어 기술'로, 향후 표재성 피부암 치료, 세포기능 분석, 신약개발용 도구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빛으로 세포의 생사(生死)를 조절할 수 있다”

 

유자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부 자극인 ‘빛’을 통해 세포 안 분자들의 조립 상태를 인위적으로 바꾸고, 그에 따른 세포 반응까지 정밀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피부암 등 빛을 직접 조사할 수 있는 표재성 암 치료 기술의 핵심 원천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ano Letters'에 지난 10월 8일자에 출판됐다. 

논문명은 Photoregulated Assembly-Disassembly Dynamics of Interfering with Organelle Membrane Integrit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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