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높이려 넣은 첨가제가 오히려 독이었다"... KAIST, 전기차 하이니켈 배터리 열화의 ‘진짜 범인’ 세계 최초 규명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12/07 [15:07]

"성능 높이려 넣은 첨가제가 오히려 독이었다"... KAIST, 전기차 하이니켈 배터리 열화의 ‘진짜 범인’ 세계 최초 규명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12/07 [15:07]

▲ ACS Energy Letters 커버 이미지와 연구진(사진=KAIST)  © 특허뉴스

 

전기차 산업의 핵심인 고에너지 배터리 기술에서 수년간 풀리지 않던 난제가 KAIST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전기차용 하이니켈 배터리의 성능 저하와 급속한 열화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그동안 배터리 성능을 높이기 위해 널리 사용되어 온 전해질 첨가제 석시노니트릴(CN4)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좋으라고 넣은 첨가제가 오히려 성능을 망치고 있었다”는 역설적 결과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연구팀과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CN4가 하이니켈 양극 표면의 니켈 이온과 비정상적으로 강한 결합을 형성해 양극 구조를 파괴하고 열화를 가속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에너지 배터리 분야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온 ‘하이니켈 배터리 수명 저하의 원인 논쟁’을 종결한 결정적 성과로 평가된다.

 

CN4, LCO엔 유익하지만 하이니켈엔 독이 된다

 

전해질 첨가제 CN4는 기존 리튬코발트산화물(LCO) 계열 배터리에서는 충·방전 안정성을 높이는 ‘유용한 조력자’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하이니켈(Ni-rich) 양극에서는 CN4가 정반대의 역할을 해 심각한 구조 손상과 수명 저하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핵심은 CN4에 포함된 두 개의 니트릴(-CN) 구조다.

연구진의 전자구조 계산 결과, 이 니트릴 작용기가 니켈 이온과 ‘갈고리처럼’ 강하게 결합해 양극 표면의 안정적 보호층인 전기이중층(EDL)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양극 구조 뒤틀림(얀-텔러 왜곡) △양극 전자 탈출 △표면 니켈 소실 등 일련의 파괴적 과정이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하이니켈 배터리가 급격히 열화하게 되는 것이다.

 

빠져나온 니켈은 ‘나쁜 촉매’로 변해 열화를 더 가속

 

더 심각한 문제는 양극에서 빠져나온 니켈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해 음극 표면을 오염시키는 현상이다. 이 니켈은 전해질 분해를 촉진하고 리튬까지 낭비시키는 열화 촉매 역할을 한다.

즉, CN4는 양극·전해질·음극을 모두 악화시키는 ‘연쇄 독작용’을 일으키는 셈이다.

 

연구팀은 CN4가 하이니켈 양극 구조를 정상적 층상 구조에서 벗어난 비정상적 암염 구조(rock-salt structure)로 변형시키는 현상까지 확인하며, 전해질 첨가제 선택이 배터리 안정성에 미치는 결정적 영향도 함께 규명했다.

 

“분자 수준의 이해가 기술의 열쇠”... 새로운 첨가제 개발 길 열어

 

이번 연구는 단순 실험 결과를 넘어 금속 이온–전해질 분자 간의 전자 이동까지 규명한 최초의 사례로, 하이니켈 배터리 전해질 첨가제 개발 전략에 대전환을 촉발하는 연구로 평가된다.

 

최남순 교수는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CN4가 왜 해로운지 분자 수준에서 명확하게 밝혀낸 첫 연구”라며 “니켈과 과도하게 결합하지 않고, 전기이중층을 안정화할 수 있는 신규 전해질 첨가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한승희·김준영·이기훈 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 김재승 연구원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권위 학술지 'ACS Energy Letters'에 11월 14일 온라인 게재되었고 커버 논문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논문명은 Unveiling Bidentate Nitrile-Driven Structural Degradation in Ultra-High-Nickel Cathod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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