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베꼈다”... K-아이웨어 ‘데드카피’ 첫 구속, 78억 범죄수익 묶였다

디자인 미등록 틈 노린 모방 범죄에 첫 구속 칼날... 신제품 형태모방도 형사처벌 본격화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3/17 [12:43]

“99% 베꼈다”... K-아이웨어 ‘데드카피’ 첫 구속, 78억 범죄수익 묶였다

디자인 미등록 틈 노린 모방 범죄에 첫 구속 칼날... 신제품 형태모방도 형사처벌 본격화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3/17 [12:43]

▲ 지식재산처 김용훈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이 3월 17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형태모방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지재처)  © 특허뉴스

 

유명 K-아이웨어 브랜드 제품을 사실상 그대로 모방해 판매한 기업 대표가 구속되면서, 디자인 모방 범죄에 대한 사법당국의 강경 대응이 현실화됐다. 특히 이번 사건은 디자인권 등록이 없는 제품이라도 ‘신제품 형태모방’만으로 형사처벌 및 구속이 이뤄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이하 ‘기술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은 타인의 상품형태를 모방한 아이웨어 제품을 수입·판매한 법인 A사 대표 ㄱ씨(38)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함께 가담한 관계자 2명도 동일 혐의로 기소됐다.

 

▲ 모방상품(사진=지재처)  © 특허뉴스


기술경찰 수사 결과, ㄱ씨는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 없이 국내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의 인기 제품을 직접 촬영해 해외 제조업체에 전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모방 제품을 대량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방식으로 생산된 모방 상품은 총 51종, 약 32만1,000여 점으로, 판매 금액 기준 약 123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약 41만3,000여 점의 추가 모방 제품을 수입한 혐의도 확인됐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은 ‘데드카피’ 수준의 정밀 모방이다. 조사에 따르면 A사의 모방 제품 중 일부는 3D 스캐닝 비교 결과 오차 범위 1mm 이내에서 95% 이상 일치했으며, 18종은 99% 이상의 일치율을 보였다. 사실상 원제품과 구별이 어려운 수준의 복제였다는 의미다.

 

▲ 범행요지(출처=지재처)  © 특허뉴스


피해 기업인 B사는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최소 1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과 약 50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창작 노력은 단기간에 모방된 제품으로 대체되며 브랜드 가치 훼손과 매출 감소라는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상표나 디자인 분쟁을 넘어, K-패션 산업 전반의 창작 생태계를 위협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사건이 ‘디자인권 미등록 제품’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패션 산업은 제품 수명이 짧고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디자인권 등록 없이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은 그동안 모방 범죄의 사각지대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지식재산처는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출시 후 3년 이내 신제품 형태를 무단으로 모방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해당 제도가 실제로 적용된 첫 구속 사례로, 그동안 사실상 방치되던 디자인 모방 범죄에 제동을 건 계기로 평가된다.

 

▲ 수사경과(사진=지재처)  © 특허뉴스


또한 수사기관은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총 78억 원 규모의 추징보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해 A사의 재산을 동결했다. 아울러 유통을 앞둔 모방 제품 약 15만 점도 확보해 추가 피해 확산을 차단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이번 사건은 디자인권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창작물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라며 “신제품 형태모방을 통한 무임승차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패션·디자인 업계에서는 “디자인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창작 보호가 강화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모방 제품에 대한 법적 리스크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K-브랜드의 글로벌 확산 속에서, 디자인 보호 체계 역시 한 단계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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