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혁신의 룰’... 클래리베이트 “IP·데이터·속도 결합이 승부 가른다”

Top 100부터 AI50까지... “AI는 기준이 아닌 필수 인프라, 경쟁력은 IP 전략에서 완성된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4/11 [19:26]

AI가 바꾼 ‘혁신의 룰’... 클래리베이트 “IP·데이터·속도 결합이 승부 가른다”

Top 100부터 AI50까지... “AI는 기준이 아닌 필수 인프라, 경쟁력은 IP 전략에서 완성된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4/11 [19:26]

▲ (좌) 글렌 나스(Glen Nath) IP 전략 및 시장 참여 담당 수석 부사장 (우) 에드 화이트(Ed White) 클라이베이트 IP 및 혁신연구센터장  © 특허뉴스

 

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가운데, 글로벌 혁신의 기준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 IP리더스 서밋 2026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에드 화이트(Ed White) IP 및 혁신연구센터장과 글렌 나스(Glen Nath) IP 전략 및 시장 참여 담당 수석 부사장은 AI 시대 기업 경쟁력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짚었다. 이들은 기술 자체를 넘어 IP 전략, 데이터, 실행 속도가 결합된 새로운 경쟁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Top 100 Global Innovators’에서 AI의 역할에 대해 에드 화이트 센터장은 “AI 자체가 Top 100 선정 기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동시에 “현재 글로벌 혁신에서 AI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압도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6년 Top 100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AI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AI가 더 이상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전제 기술’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그는 특히 “AI는 무엇이 발명되는지 자체를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개별 기술의 성능 향상이 혁신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기반 분석과 AI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발명의 방향을 결정짓는 구조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Top 100 보고서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글로벌 혁신을 한눈에 보여주는 ‘관측 지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지표가 특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술 중심 혁신을 보여주는 도구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즉, 혁신의 전체가 아니라 ‘기술 기반 혁신의 흐름’을 읽는 핵심 지표라는 의미다.

 

AI 중심 혁신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한 AI50 보고서와의 관계도 흥미롭다. 에드 화이트 센터장은 “두 보고서는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AI50은 AI 발명에 보다 집중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강도 AI 발명’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리스트 간 중복이 상당해 AI50 기업의 절반 정도가 Top 100에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AI 기업과 기존 혁신기업 간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AI 시대 경쟁력을 둘러싼 논쟁, 즉 ‘기술 vs IP’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답이 제시됐다. 에드 화이트는 “훌륭한 IP만으로도, 뛰어난 기술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며 “결국 두 요소는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IP의 역할을 단순한 권리 보호를 넘어선 ‘수익화 구조’로 정의했다. 연구개발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을 회수하고,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IP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글렌 나스 부사장은 AI의 실제 활용 측면에서 보다 현실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AI는 매우 강력한 도구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고 말했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에는 탁월하지만, 결과의 신뢰성과 책임을 판단하는 단계에서는 인간의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AI가 완전히 의사결정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조-검증 구조’로 진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AI는 이미 IP 전략 전반을 바꾸고 있다. 특허 발굴, 포트폴리오 구축, 소송 대응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AI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글렌 나스는 “AI를 활용하면 더 넓은 범위의 정보를 분석할 수 있고, 새로운 발명 여부나 출원 전략을 보다 정교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송 대응 분야에서도 AI는 변호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간 경쟁 격차를 빠르게 벌리고 있다. 그는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의사결정 속도가 모두 빨라진다”며 “결과적으로 특허 확보 시점과 시장 진입 시점이 앞당겨진다”고 말했다. 반면 AI 도입이 늦어진 기업은 이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 효율 문제가 아니라 시장 선점 구조 자체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속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됐다. 기술 성숙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AI 도입은 오히려 신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렌 나스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뢰가 없는 기술로 시장을 선도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AI 시대 경쟁의 핵심이 ‘속도와 신뢰의 균형’에 있음을 보여준다.

 

클래리베이트의 전략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핵심은 ‘데이터’다. 더웬트(Derwent)와 같은 독자적인 IP 데이터는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며, 약 50년에 걸쳐 축적된 정보다. 회사는 이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IP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허 발굴부터 관리, 활용, 소송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AI 기반 자동화를 확대하고, 인간의 개입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다만 최종 검증 단계에서는 인간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 출처=freepik     ©특허뉴스

 

향후 주목할 영역으로는 ‘특허 연차료 관리’가 제시됐다. 국가별로 상이한 규제와 수수료 구조를 AI로 분석하고, 기업들이 이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이는 IP가 단순한 권리 확보를 넘어 ‘운영과 관리’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인터뷰는 AI 시대 혁신의 본질을 명확히 드러낸다. 경쟁력은 더 이상 기술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데이터, IP 전략, 실행 속도, 그리고 신뢰가 결합된 구조 속에서 기업의 성패가 갈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인간의 판단이 존재한다. AI가 모든 것을 바꾸고 있지만, 최종 경쟁력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클래리베이트 IP리더스 서밋 2026' 행사에 앞서 (좌측부터) 샬롯장 디렉터, 에드 화이트 센터장, 이세림 본부장, 글렌 나스 수석 부사장이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특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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