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026년 3월 24일, 호주와의 FT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상품·서비스 무역, 투자, 디지털 통상, 정부조달, 에너지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며, 지식재산권 보호 체계 역시 핵심 축으로 포함됐다.
지식재산 분야에서는 저작권, 상표, 산업디자인, 특허, 집행, 그리고 지리적표시까지 전반적인 보호 수준을 강화하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특히 특허와 관련해서는 의약품 등 규제 승인 지연으로 인해 보호기간이 실질적으로 단축될 경우 이를 보완하는 장치가 포함되며, 산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쟁점은 지리적표시(GI)다. EU는 자국 농식품의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GI 보호 확대를 강하게 요구해 왔고, 호주는 자국 산업 보호와 기존 관행 유지 사이에서 협상 균형을 모색해 왔다.
최종 합의에 따라 호주는 EU의 농산물 165개, 주류 231개 등 총 396개 지리적표시를 보호하기로 했다. 다만 호주 측은 일부 용어에 대해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 ‘프로세코(Prosecco)’와 같은 명칭에 대해 호주 내에서는 포도 품종명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자국 생산자 보호 장치도 병행됐다.
또한 ‘브리(Brie)’, ‘페타(Feta)’ 등 일반화된 명칭에 대해서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기존 사용자에 대한 유예 기간 및 단계적 전환 조치를 마련해 산업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번 협정은 단순한 시장 개방을 넘어, 지식재산권 보호와 산업 현실 간의 ‘정교한 조율’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GI 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많은 국가 간 협상에서 실질적 타협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협정문은 법적 검토와 공식 번역을 거쳐 공개되며, EU 이사회 및 유럽의회 승인과 회원국 비준 절차를 통해 발효될 예정이다. 호주 역시 국내 절차를 거쳐 협정을 이행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EU-호주 FTA가 향후 글로벌 통상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특히 지리적표시 보호 기준을 설정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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