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의 벽 넘었다"... KAIST, DNA로 ‘계산·기억 동시에’ 분자 컴퓨터 구현

0.34nm 초미세 단위 바이오 트랜지스터 개발... 리셋 없는 분자 회로로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 제시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4/22 [19:16]

"2나노의 벽 넘었다"... KAIST, DNA로 ‘계산·기억 동시에’ 분자 컴퓨터 구현

0.34nm 초미세 단위 바이오 트랜지스터 개발... 리셋 없는 분자 회로로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 제시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4/22 [19:16]

▲ DNA 기반 초미세⋅초저전력 연산이 가능한 바이오 메모리 회로 구현(그림=KAIST)  © 특허뉴스

 

반도체 미세공정이 물리적 한계에 다가선 가운데, DNA를 활용한 ‘분자 컴퓨터’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KAIST 연구진이 기존 2나노 반도체보다 훨씬 작은 수준에서 계산과 기억을 동시에 수행하는 바이오 회로를 구현하며, 컴퓨팅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최영재 교수 연구팀은 DNA 기반 ‘바이오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정보 처리와 저장이 동시에 가능한 분자 회로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최근 반도체 기술은 2나노미터(nm) 수준까지 미세화되며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실리콘을 넘어 분자 단위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새로운 컴퓨팅 방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DNA는 염기 간 간격이 0.34나노미터에 불과해 초고집적 정보 처리 소재로 주목받아 왔지만, 기존 DNA 회로는 한 번 반응하면 소모되는 ‘일회성’ 특성으로 인해 연속적인 연산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상태 유지형 분자 구조’로 극복했다. 입력 신호에 따라 DNA 분자가 결합하거나 분리되며 구조가 변화하고, 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로써 변화된 분자 상태 자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이후 연산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리셋 없는(reset-free)’ 회로를 구현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반도체의 핵심 소자인 트랜지스터 기능을 DNA 수준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화학 반응을 넘어, 분자가 스스로 계산하고 기억하는 ‘지능형 바이오 시스템’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이러한 분자 컴퓨터는 향후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전망이다. 체내에서 작동하는 초소형 컴퓨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질병을 실시간 진단하거나, 특정 생체 신호에 반응해 치료를 수행하는 맞춤형 의료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존 전자 기반 컴퓨터가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새로운 정보처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최영재 교수는 “DNA를 활용한 분자 컴퓨터 구현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라며 “바이오 컴퓨팅과 의료 기술 전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와 GIST 공동 연구진이 참여해 수행됐으며, 분자 수준에서 계산과 저장이 동시에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함으로써 차세대 초소형 컴퓨팅 기술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반도체 중심의 컴퓨팅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이번 성과는 ‘전자’에서 ‘분자’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컴퓨터의 개념 자체가 변화하는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논문명은 Reset-free DNA logic circuits for real-time input processing and memor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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