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분쟁, 글로벌 규칙 충돌로 확산"... EU, 중국 ‘소송금지명령’ 제동 걸었다

WTO 판단 이후 입장 공식화... 표준특허 전쟁, 사법권·통상 갈등으로 비화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4/25 [01:41]

"SEP 분쟁, 글로벌 규칙 충돌로 확산"... EU, 중국 ‘소송금지명령’ 제동 걸었다

WTO 판단 이후 입장 공식화... 표준특허 전쟁, 사법권·통상 갈등으로 비화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4/25 [01:41]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중국의 표준필수특허(SEP) 관련 소송금지명령(ASI, Anti-Suit Injunction) 정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글로벌 지식재산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단순 기업 간 특허 분쟁을 넘어 국가 간 사법권 충돌과 통상 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EC는 2026년 4월 1일, 세계무역기구(WTO)의 판단 이후 중국 측 입장을 전달받고 이에 대한 평가를 공개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중국 법원이 글로벌 특허 분쟁에서 소송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구조에 대해 국제 규범 차원의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갈등의 출발점은 2020년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내린 판결이다. 당시 Huawei와 Conversant 간 표준필수특허 분쟁에서 독일 법원이 Huawei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자, 중국 법원은 Conversant가 해당 판결의 집행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소송금지명령을 내렸다. 이는 특정 국가 판결의 효력을 다른 국가에서 제한하는 조치로, 국제 사법 질서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은 해당 조치가 WTO 무역관련 지식재산권 협정(TRIPS)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분쟁해결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2025년 7월, WTO 상소중재인은 중국의 소송금지명령 정책이 특허권자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고 다른 회원국이 부여한 권리의 실질적 이용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TRIPS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C는 이번 판정을 두고 “유럽의 혁신 기업과 표준특허 권리자에게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표준필수특허 분야에서 권리 보호와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보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기준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또한 EC는 중국 측이 향후 해당 정책을 더 이상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히면서도,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표준필수특허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단순 기술·기업 수준을 넘어 국가 정책과 사법권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통신, 반도체, AI 등 핵심 산업에서 SEP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권리 행사 방식과 분쟁 해결 구조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WTO 판정과 EU의 대응은 ‘특허는 어디에서, 어떻게 행사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글로벌 IP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각국은 자국 기업 보호와 국제 규범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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