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는 있는데 돈이 없다"... EU, ‘IP 금융’ 구조적 한계 공식 진단최대 3,650억 유로 자금 공백... IP 가치평가·금융 인프라 미비가 성장 발목
유럽연합 지식재산기구(EUIPO)가 지식재산(IP)을 활용한 금융의 현주소를 분석하며, 유럽 혁신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서 겪는 구조적 한계를 공식적으로 지적했다. 연구개발 역량과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IP를 금융 자산으로 전환하는 체계가 미흡해 성장과 확장이 제한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EUIPO는 ‘유럽의 IP 기반 금융: 현황과 전망(IP-backed finance in Europe: state of play and future perspectives)’ 보고서를 발표하고, IP 보유 기업들이 금융 시스템 내에서 직면하는 구조적 문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우수한 연구 역량과 혁신 기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P 기반 기업의 자금 조달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핵심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고,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소기업(SME)을 중심으로 한 ‘신용 격차(credit gap)’ 문제가 두드러진다. EU 내 중소기업의 자금 공백 규모는 연간 최대 3,650억 유로(한화 약 63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특허·상표 등 IP 집약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기술력은 있으나 담보 부족으로 금융 접근이 제한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IP가 금융 자산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로 ▲정보 비대칭 ▲가치 평가의 불확실성 ▲비교 가능한 데이터 부족 ▲기업별 특수성 ▲금융기관의 보수적 대출 관행 등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은 IP를 담보로 한 대출에 소극적이며, 실제 자산 평가에서도 IP가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IP 거래 및 유동화를 위한 2차 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고, 법·회계 체계에서도 무형자산에 대한 인식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금융 의사결정 과정에서 IP는 핵심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평가 대상에서 배제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EUIPO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경우 IP 기반 금융을 통해 연간 300억~1,200억 유로 규모의 신규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유럽 혁신 생태계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IP 가시성 제고 ▲신뢰 가능한 가치평가 체계 구축 ▲IP 기반 자금조달 확대 ▲증거·데이터 기반 금융 구조 마련 ▲공공·민간 협력 강화 등 5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IP를 단순 권리가 아닌 ‘금융 자산’으로 재정의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기술과 자본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로서 IP 금융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유럽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명확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IP를 기반으로 한 금융 시스템 구축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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