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단백질이 소뇌를 공격했다"... 국내 연구진, 소뇌실조증 악화 ‘염증 스위치’ 첫 규명뇌혈관장벽 붕괴→트롬빈 축적→신경염증... 카페인·항응고제 기반 예방 치료 가능성 제시
희귀 난치성 퇴행성 질환인 소뇌실조증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새로운 병리 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유전적 원인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접근을 넘어, 혈액 유래 단백질이 뇌혈관장벽 붕괴를 틈타 소뇌에 축적되고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예방·치료 전략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경북대학교 김상룡 교수·김세환 박사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김성순 박사, 한국뇌연구원 윤종혁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소뇌실조증 환자와 동물모델에서 혈액 유래 단백질인 ‘트롬빈(thrombin)’과 ‘프로트롬빈 크링글-2(pKr-2)’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이들이 소뇌에 축적돼 신경염증과 세포 손상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소뇌실조증은 소뇌 위축이나 기능 이상으로 인해 균형 감각 상실, 보행 장애, 발음 이상 등 운동 조절 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특히 유전성 형태인 척수소뇌실조증 2형(SCA2)은 근본적 치료법이 거의 없어 병리 기전 규명이 중요한 과제로 꼽혀 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뇌혈관장벽(BBB)’ 손상에 있다. 연구팀은 소뇌실조증 환자의 혈장 단백체 분석을 통해 트롬빈과 pKr-2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고, 동물모델에서는 뇌혈관장벽이 무너지면서 원래 뇌로 유입되지 않아야 할 혈액 단백질이 소뇌 내부로 침투·축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렇게 축적된 단백질은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해 강한 신경염증을 유도했고, 결국 신경세포 손상과 운동 장애 악화로 이어졌다. 즉, 유전적 변이 자체뿐 아니라 혈관장벽 이상과 혈액성 염증 인자가 질환 진행의 핵심 악화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치료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카페인을 통해 뇌혈관장벽 기능을 강화하거나, 항응고제 리바록사반으로 트롬빈 생성을 억제한 결과, 신경염증과 운동 장애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이는 단순 증상 완화가 아닌, 질환 악화 경로 자체를 차단하는 예방적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카페인과 리바록사반은 이미 안전성 정보가 축적된 물질이라는 점에서, 향후 임상적 확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조기 바이오마커 개발과 예방 중심 치료 전략 설계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김상룡 교수는 “소뇌실조증 악화가 뇌혈관장벽 이상과 혈액 유래 단백질 축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와 예방적 치료 전략 구축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뉴로인플라메이션(Journal of Neuroinflammation) 4월 16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성과는 난치성 신경질환 연구가 유전자 중심 접근에서 혈관·면역·염증 통합 모델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퇴행성 뇌질환 치료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논문명은 Therapeutic targeting of blood-derived protein infiltration to modulate neuroinflammation in cerebellar ataxia이다. <저작권자 ⓒ 특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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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뇌실조증, 뇌혈관장벽, 트롬빈, 신경염증, 바이오마커, 예방치료 관련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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