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첨단기술 출원 변화, IP5가 함께 본다"... 지식재산처, 글로벌 특허질서 새 의제 선점정연우 차장, IP5 차장회의서 ‘첨단기술 출원 통계교환’ 신규 과제 제안... 6월 도쿄 최고위급 회의 최종 승인 추진
지식재산처가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 시대의 글로벌 특허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 의제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며, 세계 주요 지식재산 거버넌스 내 정책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4월 2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세계 5대 지식재산기관(IP5) 차장회의에 참석해, 첨단기술 분야 출원 변화 모니터링을 위한 ‘통계 교환’ 신규 과제를 공식 제안하고 최고위급 회의 안건 반영에 합의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번 회의는 오는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IP5 최고위급 회의를 앞두고 주요 의제를 사전 조율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한국 지식재산처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IP5 차장단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차장, 실무진 등 약 60명이 참석해 실무과제 진행 상황, AI 등 신기술 대응 국제협력, IP5 운영 효율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한국 측이 제안한 ‘통계 교환 : 첨단기술 분야 동향 파악을 위한 출원 변화 모니터링’은 단순 정보 공유를 넘어, AI·반도체·바이오·차세대 모빌리티 등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분야에서 주요국 간 특허 출원 변화 데이터를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공유하자는 구조적 제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술 변화 속도가 기존 제도 대응 속도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출원 통계 자체를 조기경보 체계처럼 활용하자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는 지식재산 행정이 더 이상 출원 심사와 권리 보호에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기술 경쟁의 흐름을 읽는 전략 정보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첨단기술 분야에서 어느 국가와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지를 조기에 파악할 경우, 각국은 심사정책, 산업정책, 국제협상 전략까지 보다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IP5는 전 세계 특허 출원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핵심 협의체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 특허청(지식재산기관) 간 협력 구조는 사실상 글로벌 특허 행정의 표준화와 효율화 방향을 좌우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한국이 신규 과제를 제안하고 최고위급 회의 승인 단계까지 연결했다는 점은 단순 참가국이 아닌 의제 설정자(agenda setter)로서 위상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번 과제는 특히 AI 시대와 맞물려 중요성이 커진다. 생성형 AI, 자율주행, 첨단반도체, 디지털 바이오 등 신산업은 기술 진화 속도가 빠르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 특허 출원 흐름 자체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출원 데이터는 단순 행정 수치가 아니라, 미래 산업의 방향성을 읽는 전략 지표가 된다. 지식재산처가 이를 국제 협력 의제로 제안한 것은 IP를 기술 안보와 산업 전략의 교차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번 논의는 IP5 거버넌스 효율화와도 연결된다. 기존 IP5 협력이 주로 심사 효율, 절차 간소화, 정보 접근성 개선에 초점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AI·첨단기술 변화 자체를 공동 모니터링하는 보다 전략적 협력 구조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특허 행정 협력이 ‘심사 협력’에서 ‘기술질서 협력’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입장에서도 전략적 의미는 작지 않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AI 등 글로벌 경쟁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의 해외 특허 전략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주요국의 출원 변화 데이터를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국내 기업은 선행기술 분석, 시장 진입, 표준특허 대응, 글로벌 R&D 투자 방향 설정에서 보다 유리한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 결국 국제 통계 협력은 정부 간 협력 의제이면서 동시에 민간 산업 경쟁력 강화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정연우 차장은 “AI 등 첨단기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지식재산 시스템의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글로벌 지식재산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식재산처가 단순 행정기관을 넘어, AI 시대 기술질서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정책 플레이어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을 드러낸다.
오는 6월 도쿄 IP5 최고위급 회의에서 해당 신규 과제가 최종 승인될 경우, 한국은 첨단기술 출원 데이터 기반 국제 협력 구조 형성에 실질적 출발점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특허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에 한국 지식재산 행정의 영향력이 제도 운영을 넘어 의제 설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결국 이번 IP5 차장회의의 핵심은 단순한 국제회의 참석이 아니다. AI와 첨단기술이 특허 질서 자체를 재편하는 시대, 한국이 변화 대응자가 아니라 새로운 협력 구조를 제안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려 했다는 점이다. 지식재산 경쟁은 이제 심사 속도만이 아니라, 누가 먼저 기술 변화의 흐름을 읽고 국제 규칙화하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특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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