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대기권 뚫는 한국 기술"... 전북대, 실물형 재진입 캡슐 개발로 ‘우주 귀환기술’ 국산화 전기극한 5.60MW/㎡ 열환경 견딘 열보호체·재사용 타일형 TPS까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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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 재진입 귀환선 축소 모형(사진=전북대) © 특허뉴스 |
전북대학교 최성만 교수 연구팀이 지구 대기권 재진입 과정의 초고온 환경에서 우주비행체를 보호할 수 있는 핵심 열보호체(TPS·Thermal Protection System)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한국 우주기술이 ‘발사’ 중심에서 ‘귀환·재사용’ 단계로 확장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소재 개발을 넘어 실제 임무 적용이 가능한 실물 크기(full-scale)의 재진입 캡슐 제작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우주산업 구조 고도화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이 추진하는 스페이스챌린지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약 4년간 진행된 국가 연구과제다. 목표는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극한의 열유속과 고온 환경으로부터 우주비행체를 보호할 수 있는 독자 열보호 시스템 확보였다. 우주비행체가 지구로 복귀하는 과정은 수천 도에 달하는 열과 마찰, 구조적 스트레스가 동시에 작용하는 고난도 기술 영역으로, 열보호체 확보 여부는 사실상 우주 귀환 기술의 핵심 경쟁력으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1단계 연구에서 샘플 귀환용 초고온 열보호 소재를 개발하고, 열유속 5.60MW/㎡ 수준의 플라즈마 환경 시험에서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는 지구 재진입 시 발생 가능한 극한 열 조건에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단순 이론이나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우주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어 2단계에서는 국내 최초로 직경 약 400mm 규모의 임무형 재진입 캡슐 열보호체를 제작했다. 수십 밀리미터급 초고온 소재를 실제 캡슐 구조로 구현한 이번 성과는 향후 우주 실험체, 신물질, 희귀 자원, 고부가가치 샘플 등을 우주 공간에서 지구로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단순히 ‘우주로 가는 기술’을 넘어 ‘우주에서 가져오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산업적 가치가 다르다. 우주 자원 회수, 저궤도 제조, 우주 바이오·소재 산업 확대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재사용 우주비행체용 타일형 TPS 개발이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체 외부 고온 노출 부위를 반복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타일형 열방호 구조를 시험했고, 내열성과 구조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는 재사용 발사체·우주왕복선형 시스템으로 기술 축이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 중요한 기술적 돌파구는 타일 간 접합부 본딩 기술이다. 재사용형 TPS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소재 자체보다 타일과 타일 사이 접합 구조다. 초고온 환경에서 균열이나 박리가 발생하면 전체 시스템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취약 구간에 대한 국내 독자 본딩 기술을 개발하고 내열 시험을 통과함으로써, 한국형 재사용 우주비행체 개발의 핵심 난제를 하나 넘어섰다.
이번 성과는 한국 우주산업 전략에도 구조적 함의를 가진다. 지금까지 국내 우주개발은 발사체, 위성, 추진체 등 ‘보내는 기술’ 비중이 컸다면, 향후에는 귀환체·재사용체·심우주 탐사 구조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글로벌 우주산업이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NASA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재사용성과 비용 효율성 경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열보호체 기술은 단순 부품이 아니라 국가 우주산업의 전략 인프라다.
산업적 파급력도 크다. 고온 소재, 세라믹 복합체, 초고온 본딩, 항공우주 구조설계 등 연관 기술은 방산, 항공, 반도체 고열 공정 등 다양한 첨단산업으로 파생될 수 있다. 즉, 재진입 열보호체는 우주기술인 동시에 첨단소재 산업의 집약체다.
최성만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결국 한국이 독자 우주기술 생태계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귀환·재사용’ 영역의 핵심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우주 경쟁의 다음 단계는 얼마나 멀리 가느냐만이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돌아오고 반복 활용하느냐다. 전북대 연구팀의 성과는 한국 우주산업이 이제 발사 성공을 넘어, 우주 운송체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최성만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우주 탐사 및 자원 회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핵심 기술로, 실용화·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며 “연구 과정에서 축적된 전문 인력의 기술 역량 또한 국가 우주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