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특허·상표 전쟁"... EUIPO, 스포츠를 경기 아닌 ‘IP 산업’으로 재정의했다

메시·호날두도 브랜드 자산... 위조상품 연 1.4조원 피해, 스포츠 산업 핵심 승부처가 경기장 밖 지식재산으로 이동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5/22 [15:16]

"축구도 특허·상표 전쟁"... EUIPO, 스포츠를 경기 아닌 ‘IP 산업’으로 재정의했다

메시·호날두도 브랜드 자산... 위조상품 연 1.4조원 피해, 스포츠 산업 핵심 승부처가 경기장 밖 지식재산으로 이동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5/22 [15:16]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유럽연합 지식재산기구(EUIPO)가 세계 지식재산의 날을 맞아 공개한 스포츠 산업 내 지식재산(IP) 역할 분석은, 스포츠가 더 이상 단순한 경기나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상표·디자인·저작권·특허가 결합된 복합 권리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선수, 구단, 대회, 장비, 중계, 디지털 콘텐츠, 기술 혁신까지 스포츠 생태계 전반이 지식재산 구조 위에서 수익화되고 있으며, 실제 핵심 경쟁력 역시 경기력 자체를 넘어 브랜드 통제력과 권리 보호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현대 스포츠 산업의 진짜 전장은 경기장 안이 아니라 경기장 밖 IP 포트폴리오가 되고 있다.

 

EUIPO에 따르면 스포츠 산업에서 지식재산은 각 권리별로 산업 구조를 나누어 지탱한다. 상표권은 선수·구단·리그·대회의 명칭과 로고를 보호하고, 디자인권은 유니폼·장비·용품 외관을, 저작권은 경기 영상·중계·콘텐츠를, 특허권은 스포츠 기술·훈련장비·혁신 장비를 보호한다. 다시 말해 스포츠 산업은 단순히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누가 이름·형태·기술·콘텐츠를 더 오래 지배하느냐’의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슈퍼스타 선수들의 브랜드화는 상징적이다. Cristiano Ronaldo와 Lionel Messi 같은 글로벌 스포츠 스타들은 단순 선수 이름을 넘어 성명, 로고, 세리머니까지 상표화하며 경기 외 수익 구조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선수 개인이 더 이상 스포츠 참가자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 글로벌 IP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FIFA 등 국제 스포츠 기관 역시 방대한 상표·디자인 포트폴리오를 통해 브랜드 가치와 수익 창출 구조를 체계화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IP 산업이 커질수록 침해 시장도 거대해지고 있다. EUIPO 조사에 따르면 유럽연합 내 위조 스포츠 용품 판매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은 약 8억5,000만 달러(약 1조4,661억 원)에 달하며, 이는 스포츠 산업 전체 매출의 약 11% 수준이다. 이는 단순 짝퉁 유니폼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 경제 자체를 잠식하는 조직화된 범죄 구조로 해석된다.

 

불법 콘텐츠 역시 심각하다. 스포츠 경기 이용자들은 검색엔진, 직접 접속, 추천 링크, IPTV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불법 스트리밍에 접근하고 있으며, 디지털 기반 소비 확대와 함께 저작권 침해 구조도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중계권이 스포츠 산업의 핵심 수익원인 만큼, 불법 스트리밍 증가는 단순 콘텐츠 침해를 넘어 리그·방송·플랫폼 경제 전반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EU 차원의 대응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2024년 EMPACT의 ‘Fake Star’ 공동 단속 작전에서는 약 800만 점 이상의 위조 명품 및 스포츠 용품이 적발·압수됐고, 총 264명이 체포됐다. 이는 스포츠 IP 침해가 더 이상 민사 분쟁 수준이 아니라 국제 조직범죄 차원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에도 시사점은 크다. K-리그, e스포츠, 스포츠 스타, 스포츠 굿즈, 중계 플랫폼, 피트니스 기술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단순 경기력이나 팬덤만으로는 장기 수익화를 보장하기 어렵다. 선수 브랜드, 팀 상표, 콘텐츠 저작권, 장비 특허, 디지털 중계 권리까지 포함한 종합 스포츠 IP 전략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로벌 진출 시 위조상품·불법 스트리밍 대응은 브랜드 가치 유지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결국 스포츠 산업의 본질은 바뀌고 있다. 승패가 경기 결과를 좌우한다면, 산업의 승패는 IP가 좌우한다. 이름, 로고, 세리머니, 경기영상, 장비 기술까지 모두 권리화되는 시대에 스포츠는 더 이상 단순한 경쟁이 아니다. 그것은 브랜드·기술·콘텐츠가 결합된 지식재산 전쟁이며, EU는 이미 그 구조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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