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아나운서, 누구의 것도 될 수 없었다"... 일본 법원, AI 상표 독점에 제동

"기술 설명하는 일반 용어는 공공 영역"... AI 시대 상표권 한계 기준 제시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6/03 [18:03]

"AI 아나운서, 누구의 것도 될 수 없었다"... 일본 법원, AI 상표 독점에 제동

"기술 설명하는 일반 용어는 공공 영역"... AI 시대 상표권 한계 기준 제시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6/03 [18:03]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AI 관련 명칭과 서비스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 법원이 ‘AI 아나운서’라는 표현에 대해 특정 기업이 독점적 상표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술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용어는 공공 영역에 남겨둬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이번 판결은, 글로벌 AI 산업 확산 속에서 AI 명칭·브랜드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는 ‘AI 아나운서(AI アナウンサー)’ 상표권 무효심결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원고가 제35류·제38류·제41류·제42류 서비스에 대해 ‘AI 아나운서’ 상표 등록을 받은 뒤, 해당 상표가 일본 상표법상 식별력이 부족하고 서비스 품질을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표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효심판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앞서 일본 특허청(JPO)은 제42류 소프트웨어 관련 서비스에 대해 “AI 아나운서”가 단순히 서비스 내용을 설명하는 일반 명칭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등록무효 결정을 내렸고, 이에 상표권자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일본 특허청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AI 아나운서’는 AI와 아나운서를 결합한 표현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뉴스 등을 읽어주는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설명하는 일반적 용어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심사 당시 이미 일본 사회에서 AI를 활용한 뉴스 진행 프로그램들이 다수 등장했고, 언론에서도 ‘AI 아나운서’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따라 거래자와 수요자들은 해당 표현을 특정 기업의 브랜드가 아니라, “AI를 이용해 뉴스 원고를 읽어주는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서비스”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법원은 또 ‘AI 아나운서’가 실제 관련 없는 서비스에 사용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서비스 품질에 대한 오인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AI 시대 상표권 보호 범위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생성형 AI, AI 비서, AI 콘텐츠 제작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AI + 일반 명칭’ 형태의 상표 출원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술 자체를 설명하는 용어까지 특정 기업이 독점할 경우 시장 경쟁과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도 생성형 AI·메타버스·디지털휴먼 관련 일반 명칭 상표에 대해 식별력 부족을 이유로 등록을 제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향후 AI 산업에서 브랜드 전략의 방향성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AI’를 결합한 설명형 명칭보다,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네이밍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AI 산업이 급성장할수록 상표 경쟁 역시 치열해지겠지만, 기술 설명 용어를 공공 영역으로 유지하려는 글로벌 흐름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번 판결은 결국 AI 시대에도 상표권은 무제한 독점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 혁신 경쟁이 가속화될수록, 산업 전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용어와 특정 기업의 독점 브랜드를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가 새로운 지식재산(IP)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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