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종양 치료의 반전"... KAIST, T세포 아닌 'B세포'에서 면역항암 해답 찾았다

세계 최초로 종양 밖 림프절 면역반응 규명... 면역관문억제제 효과 좌우하는 새로운 항체 면역 원리 밝혀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7/19 [12:42]

"난치성 뇌종양 치료의 반전"... KAIST, T세포 아닌 'B세포'에서 면역항암 해답 찾았다

세계 최초로 종양 밖 림프절 면역반응 규명... 면역관문억제제 효과 좌우하는 새로운 항체 면역 원리 밝혀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7/19 [12:42]

▲ 뇌종양 항-CTLA-4 치료 반응성에 기여하는 림프절 B 세포 면역반응 / 뇌종양을 가진 마우스에서 항-CTLA-4 치료는 종양 배수 림프절로 작용하는 깊은 경부 림프절에서 CD4 T 세포의 ICOS 발현을 증가시키고, 배중심 반응을 돕는 여포 보조 T 세포를 증가시킴. 이러한 반응은 배중심 B 세포의 확장을 촉진하고, 특정 B 세포 클론의 확장과 면역글로불린 종류 전환을 유도함. 그 결과 뇌종양에 반응하는 면역글로불린 G(IgG) 항체 생성이 증가함. 생성된 항체는 뇌종양 세포에 결합하며, 본 연구에서는 mCherry-EGFP 이중 리포터 뇌종양 모델을 통해 종양 내 대식세포 및 미세아교세포의 포식 작용 증가를 생체 내에서 확인함. 이러한 결과는 종양 배수 림프절에서 형성된 B 세포 매개 반응이 뇌종양 내 면역반응과 연결되어, 항-CTLA-4 치료 반응성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함.(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관문억제제가 왜 난치성 뇌종양에서는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항암 면역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T세포가 아니라, 종양과 연결된 림프절의 B세포와 항체가 치료 효과를 결정짓는 '숨은 열쇠'라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차세대 뇌종양 면역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KAIST는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면역관문억제제인 항-CTLA-4(Anti-CTLA-4)가 종양 배수 림프절(Tumor-draining Lymph Node)의 B세포를 활성화해 뇌종양을 공격하는 새로운 면역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최고 권위 학술지 'Science Immunology' 7월 10일자에 게재됐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수술과 방사선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매우 높고 예후가 나쁜 대표적인 난치성 뇌종양이다. 다양한 암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여온 면역관문억제제 역시 교모세포종에서는 종양 주변의 강한 면역억제 환경 때문에 치료 성과가 제한적이었다.

 

지금까지 학계는 면역관문억제제가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이해해 왔다. 반면 항체를 생성하는 B세포는 백신이나 감염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로만 인식돼 왔으며, 뇌종양 치료에서의 기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통념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험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마우스 교모세포종 모델에 항-CTLA-4를 투여하자 종양 크기는 크게 감소했고 생존율도 현저히 향상됐다. 그러나 B세포가 없는 실험군에서는 동일한 치료를 실시해도 항암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가 B세포 없이는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B세포가 실제로 작동하는 장소도 새롭게 밝혀냈다.

 

암세포가 존재하는 뇌 조직이 아니라, 뇌와 연결된 깊은 경부 림프절(Deep Cervical Lymph Node)에서 B세포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이 림프절에서는 항체 생성에 핵심적인 배중심 B세포(Germinal Center B Cell)와 여포 보조 T세포(Tfh)가 함께 활성화됐고, 이후 암세포를 인식하는 면역글로불린 G(IgG) 항체 생성으로 이어졌다.

 

생성된 IgG 항체는 뇌종양 세포 표면에 결합해 대식세포(Macrophage)가 암세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형광 단백질을 이용한 생체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대식세포가 실제로 뇌종양 세포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과정까지 직접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감염과 백신에서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B세포 면역반응이 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의 핵심 기전임을 세계 최초로 기능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면역치료 효과가 종양 내부가 아닌 종양 배수 림프절에서 시작되는 면역반응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규명함으로써, 기존 T세포 중심의 면역치료 개념을 B세포와 항체 면역까지 확장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CTLA-4 면역치료를 T세포 중심으로 이해하던 기존 개념을 넘어 종양 배수 림프절에서 시작되는 B세포와 항체 면역반응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축임을 밝힌 연구"라며 "향후 뇌종양을 인식하는 항체 표적을 규명하고 림프절 기반 B세포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난치성 교모세포종은 물론 다양한 암의 차세대 면역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과학과 김유민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흥규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고 KAIST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가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논문명은 The efficacy of immunotherapy in glioma requires distal B cell responses in tumor-draining lymph nod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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