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능 떨어뜨리는 진짜 범인은 따로 있었다"... UNIST, 산화물 반도체 결함 원리 새롭게 규명산소 빈자리 성질은 '원자 밀도' 아닌 금속 원자 간 거리로 결정... 디스플레이·차세대 메모리 공정 설계 새 기준 제시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산화물 반도체 결함의 작동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그동안 반도체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여겨졌던 '전체 원자 밀도'가 아니라, 결함 주변 특정 금속 원자 사이의 거리가 전기적 특성을 좌우한다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차세대 산화물 반도체 공정 설계의 새로운 이론적 토대가 마련됐다.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정창욱 교수 연구팀은 산화물 반도체의 대표적인 결함인 산소 빈자리(Oxygen Vacancy)의 전기적 성질이 반도체 전체의 원자 밀도가 아니라 결함 주변 금속 원자 간 거리 변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이론 계산으로 입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hemistry of Materials에 지난 6월 23일 게재됐다.
산화물 반도체 IGZO(Indium-Gallium-Zinc Oxide)는 인듐, 갈륨, 아연, 산소로 구성된 반도체 소재로, 낮은 온도에서도 박막 제작이 가능해 스마트폰과 TV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박막트랜지스터(TFT)의 핵심 소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일부 산소 원자가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산소 빈자리 결함은 전류 흐름과 문턱전압을 변화시켜 소자의 성능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산소 빈자리에 남겨진 두 개의 전자가 결함 주변에 머무르는지, 아니면 박막 전체로 퍼지는지에 따라 반도체의 동작 특성이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는 기존 이론을 뒤집었다.
전자의 거동은 전체 원자 밀도가 아니라 산소 빈자리 주변 특정 금속 원자 사이의 거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 원자 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전자는 결함 주변에 강하게 갇히고, 거리가 멀어지면 전자가 박막 전체로 확산돼 전기적 특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산소 빈자리 내부의 결함 준위(Defect Level)변화 때문이라는 사실도 함께 규명했다.
결함 준위가 깊을수록 전자는 결함에 강하게 묶여 빠져나오기 어렵고, 준위가 높아지면 보다 쉽게 박막 전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서로 상반된 결과처럼 보였던 열처리와 압축 공정의 영향도 하나의 원리로 설명했다.
기존에는 열처리를 하면 원자 밀도가 높아져 전자가 퍼진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박막을 압축해 역시 밀도가 높아질 경우에는 오히려 전자가 결함 주변에 갇히는 현상이 보고돼 학계의 대표적인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과 구성좌표 분석, 제일원리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두 현상이 모두 결함 주변 금속 원자 간 거리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규명하며 오랜 논란을 해결했다.
이번 성과는 산화물 반도체 공정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열처리 조건과 박막 응력만 조절해도 문턱전압과 전류 특성, 소자 신뢰성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창욱 교수는 "산소 빈자리 결함은 산화물 반도체에서 피하기 어려운 요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공정 조건을 이용해 결함의 전기적 역할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열처리 조건과 박막 응력을 정밀하게 설계하면 문턱전압과 스위칭 특성, 신뢰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명은 A Unified Mechanism for Strain- and Anneal-Induced Oxygen Vacancy Behavior in Oxide Semiconductors이다. <저작권자 ⓒ 특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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