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발명도 특허 인정?"... 일본, 'AI 발명자 시대' 대비 법 개정 신호탄 쐈다JPO, AI 자율발명·발명자 인정·선행기술·기재요건 전면 검토... "AI가 발명의 주체가 되는 시대, 특허제도도 바뀐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일본 특허청(JPO)이 AI 시대에 맞는 특허제도 개편 가능성을 공식 검토하기 시작했다. AI가 자율적으로 만들어낸 발명을 특허법상 발명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AI를 활용한 발명의 발명자는 누구인지, AI가 생성한 기술을 선행기술로 인정해야 하는지 등 핵심 쟁점 전반에 대한 조사 연구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향후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AI 특허제도 개편 논의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 특허청은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AI 발명의 보호에 관한 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반영해 미래 특허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기초자료 마련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AI가 스스로 발명하는 시대... 특허법도 시험대
최근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의 발전으로 AI는 단순한 보조도구를 넘어 연구개발 과정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설계하고, 반도체 회로를 최적화하며, 새로운 소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AI가 독자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 특허청도 이러한 변화를 주목했다.
보고서는 AI가 자율적으로 발명의 핵심적인 특징을 완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기술 발전, 국제 동향, 사용자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AI 시대에 적합한 발명 보호체계를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JPO는 앞으로도 기술 발전에 맞춰 발명의 보호 방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는 방침이다.
AI 활용 발명과 AI 자율발명 모두 조사
이번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AI 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AI 활용 발명'이다.
이는 연구자가 AI를 도구로 활용해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두 번째는 'AI 자율발명'이다.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새로운 발명을 생성하는 경우를 뜻한다.
JPO는 두 유형 모두 향후 특허제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판단하고 기업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조사했다.
"AI 자율발명도 발명인가?"... 의견은 엇갈렸다
가장 큰 쟁점은 AI가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을 특허법상 '발명'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조사 결과 기업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행 일본 특허법 제2조 제1항의 '발명' 개념 안에서도 AI 자율발명을 포함해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AI가 창출한 기술도 일정 요건을 충족한다면 법적으로 보호할 가능성을 열어둔 해석으로 볼 수 있다.
향후 AI의 기술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경우 특허법 해석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발명자는 여전히 인간"... 현행 제도로 대응 가능
AI 시대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발명자 인정 문제다.
현재 대부분 국가의 특허법은 발명자를 자연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AI가 실제 발명의 상당 부분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발명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가 국제적인 논쟁거리다.
이번 조사에서는 다수의 기업과 전문가들이 AI를 활용해 창작된 발명도 현행 발명자 인정 기준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AI는 발명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최종적인 창작의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는 기존 법체계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만든 기술도 선행기술 된다
선행기술 인정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다.
만약 AI가 대량으로 기술을 생성해 공개한다면 이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술에 대한 특허 취득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AI가 생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선행기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은 없었다.
일부에서는 AI의 대량 생성과 대량 공개가 특허 획득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행 특허법상 실시 가능성 요건을 적절히 적용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AI 생성 기술도 일반적인 선행기술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AI 사용 사실 공개 의무는 아직 이르다"
특허 명세서에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지도 검토 대상이었다.
현재는 의무화에 신중한 분위기가 우세했다.
다수의 기업과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는 발명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출원서에 의무적으로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응답했다.
다만 AI가 연구개발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경우에는 향후 공개 의무를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도 함께 언급됐다.
AI가 만든 발명도 선사용권 인정해야
보고서는 선사용권 문제도 함께 다뤘다.
기업과 전문가 대부분은 AI 자율발명을 실제 사업에 활용한 기업에게도 기존과 동일하게 선사용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AI가 창출한 기술이라고 해서 기존 특허제도와 완전히 다른 법체계를 적용하기보다는 현행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보완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연구원 되는 시대"... 특허제도 대전환 시작
이번 일본 특허청의 연구는 단순한 설문조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I는 이미 연구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인간보다 더 많은 기술적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시대가 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허제도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혁신을 보호하기 어렵고, 반대로 지나치게 빠른 제도 변화는 기존 특허 질서를 흔들 수 있다.
때문에 각국 특허청은 AI를 발명자로 인정할 것인지, AI가 만든 발명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특허 명세서에는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 특허청이 이번 연구를 통해 AI 시대 특허제도 개편 논의를 공식화한 만큼, 미국과 유럽,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유사한 제도 검토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특허 경쟁은 더 이상 '누가 먼저 발명하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AI가 만든 발명을 법이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가 차세대 글로벌 지식재산 경쟁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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