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층수가 제어된 대면적 그래핀 박리법 개발... 미세균열 제어 통해 무결점 그래핀 확보흑연 표면을 금으로 코팅, 그래핀 박리시 균열의 깊이와 방향 제어
지난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연구팀은 테이프 방법으로 잘 알려진 물리적 박리법(mechanical exfoliation)을 통해 자연 흑연(natural graphite)에서 한 층의 무결점 그래핀을 성공적으로 분리해 내었다. 이후, 박리된 그래핀을 통해 수많은 물리적, 화학적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었으며 새로운 응용 소자의 핵심소재로의 발전 가능성을 검증하였다.
물리적 박리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무결점 그래핀을 확보할 수 있으나 박리된 그래핀의 작은 크기, 낮은 수율, 그리고 층수를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하였기에 현재까지 그래핀의 양산 및 생산적인 측면에서 가장 불리한 합성법으로 여겨져 왔다.
대면적에서 고품위 그래핀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화학기상증착법과 같은 화학적 접근 방식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외 연구진에 의해 단결정 그래핀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무결점 그래핀이 보여준 물리적/화학적 물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시기,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자소재 흑연으로부터 그래핀을 결점 없이 떼어내는 새로운 박리법을 소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아주대학교 이재현 교수, 목포대학교 손석균 교수, 삼성디스플레이 조성호 상무 공동연구팀(제1저자 문지윤 연구원, 김민수 박사)이 층수가 제어된 대면적 그래핀 박리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박리법(Exfoliation Method)은 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해 흑연으로부터 그래핀을 기계적으로 분리해 내는 방법이다.
고무처럼 잘 휘어지고 투명한 그래핀. 뛰어난 전기전도성 때문에 두루마리처럼 둘둘 마는 TV나 스마트폰 등에 응용될 꿈의 소재로 불려왔다. 하지만 탄소가 벌집모양으로 결합한 단일층의 평면인 그래핀은 10만 층을 쌓아야 머리카락 굵기가 될 정도로 얇다. 탄소가 층층이 결합한 흑연의 표면을 테이프로 반복해서 떼어내 그래핀을 얻었지만, 반복작업과 작업자의 숙련도에 의존, 그래핀의 면적과 층수, 수율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에 연구팀은 테이프로 떼어낼 때 생기는 균열의 크기·방향을 원자 수준에서 제어, 원하는 면적과 층수의 그래핀을 얻었다. 흑연 위에 특정 성질의 필름을 증착, 균열의 깊이와 방향을 무작위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제어한 것이다.
그래핀 층간 결합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흑연 표면과 결합하는 금(Au)으로 흑연표면을 코팅한 후 테이프로 뜯어내면 균열이 수직 방향(흑연의 아래쪽 방향)이 아닌 표면과 평행한 방향으로 전파되어 단층의 그래핀만 분리된 것이다. 반면 흑연과의 결합력이 금보다 큰 팔라듐, 니켈, 코발트로 코팅하고 테이프로 떼어낼 경우 최초로 형성되는 균열이 더 깊어져 결과적으로 더 큰 층수의 그래핀이 얻어졌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수 mm 면적의 단일층부터 이중층, 그리고 최대 40층까지 층수가 제어된 그래핀을 얻을 수 있었다. 기존 박리법 대비 약 4,200배 넓은 면적의 단일층 그래핀을 얻어낸 것이다. 또한, 단위면적당 단일층 그래핀의 밀도가 최대 6,000배 가량 증가할 정도로 높은 수율을 확보하였다.
그래핀의 산업적 응용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인 무결점 그래핀 확보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0월 28일 게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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