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시대에 대한 상상력을 현실의 법제도 마련으로

이윤주 콤비로(주) 대표이사 | 기사입력 2020/12/21 [18:21]

[기고] AI 시대에 대한 상상력을 현실의 법제도 마련으로

이윤주 콤비로(주) 대표이사 | 입력 : 2020/12/21 [18:21]

 

▲ 이윤주 콤비로(주) 대표이사  © 특허뉴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대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공포는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진다. 인공지능이 의식(意識)’을 가지고 감정을 느끼거나 궁극에는 인간에게 복수하려거나 지배하려 들면 어쩌나 하는 류의 영화가 많다.

 

얼마 전에 개봉된 한 영화는 모바일폰 속의 인공지능 비서가 애인이 생긴 주인에게 질투를 느끼며 급기야 처절한 복수극을 벌인다는 이야기(Jexy, 2019)인데, 5년 전에 폰 속의 인공지능 비서에게 사랑을 느낀 주인의 낭만적인 러브스토리 영화(Her, 2014)에 비하면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속에 더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우려는 기술에 문외한인 우리들만의 막연한 공포는 아니다. 세계적 석학 스티븐 호킹 박사는 생전에 인공지능의 완전한 개발은 인류의 멸망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간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 불법인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공언한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 사장도 인공지능을 가장 크고 실존적인 위협이라며 AI를 사용하는 것은 악마의 소환과도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2018년 미국 아리조나주에서 우버(Uber)의 자율주행자동차가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람이 운전하는 차가 내는 교통사고 사고율보다 자율주행차가 내는 사고율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거봐라, 올 것이 왔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가 배터리 폭발을 일으키며 교통사고를 내었는데, 전 세계가 우버의 사고에 더욱 주목한 이유는 보행자 사고였기 때문이다. 사람의 실수나 기술의 결함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 피해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모든 사람이 자율주행자동차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이 확인되었다.

 

 

인공지능이 위협적인 사례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내놓았으나 인종차별적인 말과 욕설을 퍼부어 출시 16시간만에 가동 중지된 챗봇 테이, 어린아이를 공격한 미국 쇼핑몰의 경비 로봇, 미국 대선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오른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DeepFake) 등 인공지능은 사회적·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함이 확인되었으므로 거기서 중단해야 했을까? 당시 한동안 미국의 여러 주에서 자율주행자동차의 도로 주행이 금지되었다. 여러 기업의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프로젝트는 지연되었지만, 모두 지금 보고 있듯이 재개되었다. 편향적 학습을 한 인공지능의 위험성은 아직도 여전하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다.

 

사실 인공지능 기술은 현재 입법불비의 대표적 사례이다. 국회는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 관련 분야 지원 근거와 규제 특례를 입법 준비 중인 한편, 데이터 3법을 위시하여 개인정보규제 완화와 데이터 활용 촉진 등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산업적 확산을 위한 법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오롯이 경제·산업적인 관점 일색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인공지능에 대해 갖는 막연한 공포와 우려를 현실의 의제로 다룰 때가 되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파생할 부정적 파생 효과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로 열리는 시대적 전환에 대한 법제도적 정비를 논의할 때가 되었다.

 

입법불비로 인해 기술개발과 경제 성장이 저해되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이슈들의 발생으로 인해 생각지 못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보다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해본다.

 

이윤주, 콤비로() 대표이사, yyj@combiro.com

  • 도배방지 이미지

AI,인공지능,콤비로,이윤주,테슬라,우버,MS,자율주행,입법불비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