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뇌 보호하는 혈액-뇌 장벽 모사한 인공 칩 개발

특허뉴스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1/06/15 [01:10]

[사이언스] 뇌 보호하는 혈액-뇌 장벽 모사한 인공 칩 개발

특허뉴스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1/06/15 [01:10]

 

혈액-뇌 장벽 통과해 뇌에 작용할 수 있는 화합물 스크리닝에 응용 기대

곰팡이성 뇌 감염과정 모델링... 곰팡이의 신경친화성 원인유전자 규명

 

▲ 혈액-뇌 장벽 칩 디자인 / 혈액-뇌 장벽 칩은 균의 스크리닝에 적합하도록 눕히거나 세워서 배양할 수 있게 제작되었으며, 많은 수의 칩을 동시에 실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제작된 칩의 도면 (왼쪽), 실제 사진 (가운데) 및 다수의 칩을 동시에 배양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오른쪽).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 특허뉴스

 

하나의 우주라는 ’. 뇌는 외부로부터 오는 독소나 약물, 병원균 등의 침입은 막고 필요한 물질만 투과시키는 특이한 구조의 혈뇌장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은 우리 몸의 모든 신체활동을 관장하는 장기인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를 둘러싸고 있는 선택적 투과막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병원체와 해로운 외부 물질의 통과를 차단한다.

 

어떤 병원체나 화합물이 이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지, 통과한다면 어떤 양상인지 미리 실험실에서 모델링해볼 수 있는 바이오칩이 소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조승우·반용선 교수 연구팀이 혈뇌장벽의 구조와 기능적 특징을 모사한 인공 혈뇌장벽 칩을 설계했다고 15일 밝혔다.

 

▲ 혈액-뇌 장벽 칩 구조 개념도 및 세포 구성 / (a) 혈액-뇌 장벽은 혈관세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포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유기적 작용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미세유체 칩에서 인간 신경 줄기세포 (neural stem cell)를 분화시켜 신경세포 (neuron)와 성상교세포 (astrocyte)를 유도하고 혈관 주피세포 (pericyte)와 뇌혈관 내피세포 (brain endothelial cell)과의 공배양을 통해 혈액-뇌 장벽을 구현하였다. (b) 뇌혈관 내피세포에 근접한 신경 줄기세포는 혈액-뇌 장벽의 기능을 조절하는 성상교세포 (GFAP)로 분화가 증진되었다. (c) 성상교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뇌혈관 내피세포 (CD31)는 칩 내부에서 튼튼한 혈관 구조를 형성하였다.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 특허뉴스

 

수 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채널들로 구성한 칩에 뇌혈관과 뇌세포를 모사해 배양하고, 그 사이에 혈뇌장벽을 구현해냈다.

 

뇌혈관을 모사한 미세채널을 통해 배양액과 함께 주입된 다양한 물질이 혈뇌장벽을 모사한 선택적 투과막을 통과해 뇌세포를 모사한 챔버로 이동하는지 현미경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핵심은 3차원 하이드로젤로 세포가 자랄 수 있는 미세환경을 모사, 배양액의 흐름을 제어하면서 신경줄기세포, 뇌혈관 내피세포, 뇌혈관 주피세포를 공배양함으로써 실제 뇌 발달시 뇌혈관세포의 생장과 혈관신생 과정을 모사한 것이다.

 

▲ 뇌수막염 유발 균 침투 모델링 / 뇌수막염을 유발하는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 곰팡이는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여 혈관 근처에 군집을 형성한다고 보고되었다. 인공 혈액-뇌 장벽 칩에 곰팡이를 주입하면 균이 뇌혈관 세포층을 통과해 실제 뇌에서 침투할 때와 유사하게 군집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 특허뉴스

 

분자량이 제각각인 여러 물질이 사이토카인을 처리했을 때만 바이오칩의 투과막을 통과하는 것을 통해 실제 혈뇌장벽처럼 선택적 투과막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나아가 바이오칩에 병원성 곰팡이를 주입했을 때 곰팡이가 마치 뇌세포를 찾아가는 것처럼 투과막으로 이동한 후 응집된 형태로 통과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알아냈다.

 

여기서 병원성 곰팡이는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으로 뇌 감염질환을 유발하는 병원성 곰팡이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또한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진 이후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여 뇌수막염 및 뇌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뇌수막염 유발 곰팡이의 뇌 조직 친화성 모델링 / 곰팡이의 뇌 친화성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뇌 장벽으로 연결된 다중 장기 칩을 제작하였다. 주입된 균이 뇌 조직 부분으로만 이동하여 침투하는 신경친화성 (neurotropism)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설명 및 그림 제공 =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 특허뉴스

 

곰팡이로 인한 뇌 감염은 알려져 있었지만 적절한 실험모델이 없어 이 곰팡이가 어떻게 뇌에 도달하는지 알지 못했다.

 

연구진이 찾아낸 유전자를 제거한 곰팡이는 혈뇌장벽 모사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통해 이 곰팡이의 신경친화성의 기전을 알아낼 수 있었다.

 

향후 곰팡이성 뇌수막염에 작용할 수 있는 후보물질 발굴이나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화합물 발굴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의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2021615일자로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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