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세계 최초 유전자 가위로 원하는 RNA '콕' 집어 변형 성공… 차세대 유전자 치료 새 지평 열다

허원도 교수팀, RNA 유전자 가위-화학 변형 효소 결합 혁신 기술 개발… 질병 치료 패러다임 전환 기대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06/10 [14:46]

KAIST, 세계 최초 유전자 가위로 원하는 RNA '콕' 집어 변형 성공… 차세대 유전자 치료 새 지평 열다

허원도 교수팀, RNA 유전자 가위-화학 변형 효소 결합 혁신 기술 개발… 질병 치료 패러다임 전환 기대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06/10 [14:46]

▲ NAT10 단백질 엔지니어링을 통한 고활성 변이체 eNAT10 개발 / 인간 세포 내에서 RNA 아세틸화를 수행하는 NAT10 단백질을 도메인과 구조에 기반해 엔지니어링해 야생형 효소에 비해 RNA 아세틸화 활성이 약 3배 증가한 eNAT10을 개발함.(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혁신적인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원하는 RNA를 정확히 찾아 화학 변형(아세틸화)하는 데 성공하며, 유전자 치료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는 세포 내 수많은 RNA 중 특정 RNA만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술로,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성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전자 질환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NA는 유전 정보 전달과 단백질 생성에 필수적인 분자로, 그 화학 변형은 RNA의 기능과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시티딘 아세틸화라는 특정 화학 변형은 세포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과학계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RNA 유전자 가위 시스템(CRISPR-Cas13)과 RNA 아세틸화 효소(NAT10의 고활성 변이체, eNAT10)를 결합한 '표적 RNA 아세틸화 시스템(dCas13-eNAT10)'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마치 정밀한 수술 도구처럼, 수많은 RNA 중 특정 RNA만을 정확히 찾아 아세틸화를 유도함으로써 RNA의 기능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개발된 시스템을 통해 아세틸화된 메신저 RNA (mRNA)에서 단백질 생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이 이번 연구는 RNA 아세틸화가 RNA의 세포 내 위치 이동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는 RNA 변형이 단순한 기능 변화를 넘어 세포 내 복잡한 생체 과정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연구팀은 AAV(아데노-관련 바이러스)라는 유전자 치료 운반체를 이용해 개발된 시스템을 실험 쥐의 간에 성공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동물의 몸속에서도 RNA 아세틸화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RNA를 화학 변형하는 기술이 실제 생체 내 치료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성과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 (Nature Chemical Biology)에 2025년 6월 2일 자로 게재되며 그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논문명은 Programmable RNA acetylation with CRISPR-Cas13, Impact factor: 12.9이다.

 

허원도 교수는 "기존 RNA 화학 변형 연구는 특정성, 시간성, 공간성 조절에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기술은 원하는 RNA에 선택적으로 아세틸화를 가할 수 있어 RNA 아세틸화의 기능을 정확하고 세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개발된 RNA 화학 변형 기술은 향후 RNA 기반 치료제 및 생체 내 RNA 작동을 조절하는 도구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유지환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RNA 기반 유전자 치료, 생체 내 RNA 조절 기술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