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항암 효과 있는 종양줄기세포 탐지기 개발

형광물질 TiY, 모든 암 줄기세포 탐지해 광범위 암 치료 활용 기대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18/02/12 [09:55]

[사이언스] 항암 효과 있는 종양줄기세포 탐지기 개발

형광물질 TiY, 모든 암 줄기세포 탐지해 광범위 암 치료 활용 기대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18/02/12 [09:55]
암이 무서운 이유는 완치된 것처럼 보였다가도 다른 조직에 전이되거나 재발하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범인은 자가증식 능력이 뛰어난 종양줄기세포(Tumor Initiating Cells)다.
 
이들은 암 세포로 분화하기 전 단계의 세포로 재생·분화 능력이 강해 종양 형성과 암 전이, 재발에 관여한다. 같은 조직에서 유래한 종양줄기세포라 하더라도 유형이 다양해 항암제 저항성이 높다.

암을 치료할 때 일반 암세포만 죽인다고 능사가 아닌 것은 바로 종양줄기세포를 없애야 진짜 완치의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체 내에서 다양한 종류의 종양줄기세포를 얼마나 선별적으로 정확히 검출해낼 수 있는지의 여부가 항암 치료의 관건이 된다.

그러나 종양줄기세포의 표면 단백질을 인식하는 기존 항체 치료법은 일단 살아있는 세포에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항체가 살아있는 세포를 뚫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인데 TiY는 살아있는 세포의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특정 단백질과 결합이 가능해 생체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개인별로 혹은 암 종류에 따라 세포 표면 단백질도 달라지는 탓에 항체 치료법은 널리 활용하기 어렵다. 표면단백질의 종류만 350종 이상이다. 종양에서 일반종양세포가 아닌 종양줄기세포만을 제대로 선별하는지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종양줄기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형광물질 TiY(Tumor initiating cell probe Yellow)을 발견하고, 암의 재발이나 전이를 막는 항암 치료의 가능성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TiY는 종양의 종류에 상관없이 종양줄기세포를 탐지해낼 수 있어 광범위한 암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종양줄기세포만을 탐지해내는 형광물질을 찾기 위한 실험을 고안했다. 먼저 대표적 악성 종양인 폐암줄기세포를 폐암 환자 표본으로부터 추출하고 여기에 형광물질을 처리해 폐암줄기세포와 결합하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수 년 전부터 형광을 띠는 약 1만여 종류의 유기 분자들을 만들어 라이브러리1을 구축했다. 폐암줄기세포에 라이브러리의 형광물질들을 처리하는 스크리닝 과정을 거쳐, 수많은 형광물질 중 TiY 분자가 폐암줄기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면역력을 결핍시킨 세 그룹의 생쥐를 이용해 TiY의 종양줄기세포 선별 능력을 검증했다. 종양줄기세포는 공 모양의 종양구(Tumor Sphere)를 형성하는 특징이 있어 일반종양세포와 구분된다.
 
A그룹 생쥐에게는 종양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세포(일반폐암세포+폐암줄기세포)를 주입하고, B 그룹 생쥐에게는 TiY로 염색된 세포만 추출해 주입, C 그룹 생쥐에게는 TiY로 염색되지 않은 세포만 추출해 주입했다. 실험 결과 TiY로 염색된 세포만 주입한 B 그룹의 생쥐에서 종양구가 가장 크게 형성됐고, A 그룹의 생쥐는 보다 작게 종양구가 생겼으나 C 그룹의 생쥐는 종양구가 형성되지 않았다. TiY가 일반종양세포가 아닌 종양줄기세포에만 결합해 형광을 띠게 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TiY가 종양줄기세포를 선별할 수 있는 이유는 비멘틴(Vimentin)2)이라는 단백질에 결합하기 때문이다. 비멘틴은 종양줄기세포의 골격을 이루는 근육단백질의 일종으로 일반 종양세포보다 종양줄기세포에 그 양이 압도적으로 많아 종양줄기세포임을 표지하는 지표임이 잘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처음으로 비멘틴에 결합해 종양줄기세포만을 탐지해내는 형광물질 TiY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다.

이어 연구진은 면역력을 결핍시킨 세 그룹의 생쥐를 이용해 TiY의 종양줄기세포 선별 능력을 검증했다. 종양줄기세포는 공 모양의 종양구(Tumor Sphere)를 형성하는 특징이 있어 일반종양세포와 구분된다.
 
A 그룹 생쥐에게는 종양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세포(일반폐암세포+폐암줄기세포)를 주입하고, B 그룹 생쥐에게는 TiY로 형광 염색된 세포만 추출해 주입, C 그룹 생쥐에게는 TiY로 염색되지 않은 세포만 추출해 주입했다. 실험 결과 TiY 염색 세포만 주입한 B 그룹 생쥐에서 종양구가 가장 크게 형성됐고, A 그룹 생쥐는 보다 작게 종양구가 생겼으나 C그룹의 생쥐는 종양구가 형성되지 않았다. TiY가 일반종양세포가 아닌 종양줄기세포에만 결합해 형광을 띠게 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TiY는 범용성도 탁월하다. 폐암뿐만 아니라 신장암, 뇌종양, 피부암, 전립선암, 유방암, 난소암, 결장암 등 총 28종류의 암 조직에서 분리한 TiY 염색 세포를 체외 배양한 결과, 모두 종양구를 형성함을 확인했다. TiY가 암 종류에 상관없이 암줄기세포만을 정확하게 찾아 분리하는 탐지기로 활용될 수 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한편 연구진은 유기분자인 TiY를 세포에 일정 농도 이상으로 처리할 경우, TiY와 결합하는 비멘틴의 작용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관찰 결과, 정상 폐 세포와 일반폐암세포는 TiY를 높은 농도로 처리해도 세포의 생사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폐암줄기세포는 TiY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자 세포가 급격히 사멸함에 따라 종양구 형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TiY는 종양줄기세포를 탐지해낼 뿐 아니라 이처럼 종양 형성을 억제할 수 있어 항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영태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은 "이번 결과는 살아있는 종양줄기세포 내부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최초의 형광물질 개발에 의의가 있으며, 향후 암 치료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일 응용화학회지(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IF 11.994)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TiY 과량 사용시 암 치료 효과종양구가 형성된 생쥐의 일부 그룹에게는 소금물을, 다른 그룹에게는 TiY를 각각 주입했다. 생쥐 개체마다 종양구 크기에 차이가 있지만, 소금물을 주입한 생쥐 그룹(윗줄)에 비해 TiY를 과량 주입한 생쥐 그룹(아랫줄)의 종양구 크기가 훨씬 작거나 종양구가 사라졌다. TiY를 과량 사용하면 종양줄기세포의 사멸로 암 치료 효과를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특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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