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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간암 치료의 실마리 찾았다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기사입력  2018/04/30 [16:57]




 
항암제도 안 듣고, 암 덩어리를 완벽히 제거해도 재발률 70%인 간암.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도 높은 간암을 잡을 유전적 단서를 찾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권혁무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울산대병원 소화기내과의 박능화 교수팀과 함께 ‘톤이비피(TonEBP)’라는 유전자가 간암의 발생과 재발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 영국학술지 ‘소화관(Gut)’에 발표했다. 동물 실험뿐 아니라 울산대병원의 간암 환자 296명의 간 시료를 분석한 결과까지 더해져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에서는 간암 환자의 92.6%에서 암세포가 주변 세포보다 톤이비피가 더 많이 발현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암이나 주변 조직의 톤이비피 발현 수치가 나중에 간암의 재발이나 전이, 사망률과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병원인이 B형 바이러스나 C형 바이러스나, 술, 지방간 등으로 다양해도 간암 발생 원리는 동일하다는 게 밝혀졌다.
 


 
▲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공학부 권혁무 교수(사진_UNIST 홍보팀)     © 특허뉴스
“지금까지 간암은 발병원인이 사람마다 달라 치료제를 만들기 어렵다고 알려졌다”며 “이번 연구로 간암의 발병 경로가 동일하다는 게 밝혀지면서 간암 치료의 큰 줄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 재발과 항암제 저항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파악 중”이라며 “이 연구가 성공하면 간암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톤이비피는 권혁무 교수가 1999년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처음 발견한 유전자다. 당시 신장생리학 연구로 이름을 날리던 권 교수는 톤이비피가 신장에서 소변의 양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됐을 때 염증을 유발해 감염을 퇴치하는 데 기여한다는 걸 밝혀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신장이 아닌 간에서 톤이비피 유전자의 영향을 밝혀냈다. 장기는 다르지만 ‘염증’이 관여한다는 공통점에서 출발해 7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 UNIST 생명과학과 이준호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출처_UNIST 홍보팀)     © 특허뉴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이기도 한 이준호 UNIST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과도 상관 있을까?’라는 질문에 9개월이 걸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톤이비피 발현 양을 다르게 하고, 간암을 일으킨 것. 2014년 정리된 결과에 따르면, 톤이비피 발현이 적을수록 암 숫자가 적고 암세포의 크기도 작았다. 톤이비피가 간암에 영향을 준다는 단서였다.
 
그즈음 울산 바이오메디컬산업 관련 회의로 UNIST를 방문한 박능화 교수는 복도에 걸린 권 교수의 연구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간암 전문의였던 그의 눈에 톤이비피가 들어왔던 것. 둘은 당장 울산대병원의 환자 데이터로 검증작업을 시작했다.


▲ 박능화 교수(출처_UNIST 홍보팀)     © 특허뉴스
  
 
권 교수는 “박능화 교수가 수술하고 떼어낸 간암 시료 296개는 하나도 버릴 게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며 “발병 원인과 수술 후 재발, 전이, 사망까지 정리된 기막힌 자료였다”고 전했다.
 
울산대병원과의 협업으로 톤이비피가 간암을 발생시키는 다양한 단계(세포 손상,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에 모두 관여한다는 게 밝혀졌다.
 
또 90% 이상의 환자들은 간암 발병원인(B형 바이러스, C형 바이러스, 지방간 등)에 관계없이 톤이비피 발현이 늘면 종양이 악화됐다. 간암 발병의 공통적인 경로가 파악된 것이다.
 
권 교수는 “30년 이상 환자 데이터를 축적해온 울산대병원의 저력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었다”며 “UNIST와 울산대병원의 협업으로 이뤄낸 ‘울산표 연구’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사입력: 2018/04/30 [16:57]  최종편집: ⓒ 특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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