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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거미 독(毒)... 사냥방식에 따라 고혈압 치료 등 의학적 가치 높아
국립생물자원관, 거미의 사냥방식에 따른 독의 기능적 특성 차이 밝혀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14 [18:57]


▲     © 특허뉴스



거미 독에서 항균 소재 등으로 활용 가능한 신규 펩타이드 2종 발견
 
구석구석 거미줄을 치고, 징그럽기만 했던 거미.
이러한 거미가 사냥을 할 때 사용하는 독이 사냥방식에 따라 기능이 뛰어난 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미류는 사냥 방식에 따라 크게 ‘배회성 거미(Wandering spider)’와 ‘조망성 거미(Web building spider)’로 구분된다.
‘배회성 거미’는 그물을 치지 않고 땅, 숲, 계곡 등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한다. ‘조망성 거미’는 한곳에 정착해 그물을 치고 생활하면서 먹이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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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동국대 성정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자생생물 유래 독성물질의 유용성 탐색’ 연구 사업을 진행한 결과, 연구진은 별늑대거미, 긴호랑거미 등 자생 거미류의 독(毒)이 사냥방식에 따라 세포막 파괴, 마비 등 기능적인 특성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러한 거미 독에서 항균 소재 등으로 쓸 수 있는 신규 펩타이드 2종도 발견됐다.
 
연구진은 거미가 사냥하는 방식에 따라 다리의 길이, 발톱 수, 눈의 발달 정도 등이 다르게 진화한 사실에 주목하고, 사냥방식이 다른 거미의 독 또한 기능이 다를 것으로 가정했다.
 
▲ <배회성 거미류와 조망성 거미류 독의 항균활성 비교> 배회성 거미류(별늑대거미, 황닷거미, 이사고늑대거미)는 세포용해 통한 항균활성이 조망성 거미류(긴호랑거미, 무당거미, 산왕거미)보다 식중독균과 대장균에 대해 각각 5배에서 19배 높음     © 특허뉴스
   
연구진은 국내 자생종 가운데 대표적 배회성 거미 3종(별늑대거미, 황닷거미, 이사고늑대거미)과 조망성 거미 3종(긴호랑거미, 산왕거미, 무당거미) 등 총 6종의 독액을 추출해 각각의 활성을 비교 분석했다.
비교 분석 결과, 배회성 거미류의 독액은 조망성 거미보다 식중독균 및 대장균에 대한 ‘세포막 파괴(세포용해)’ 활성 능력(항균)이 각각 5배에서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배회성 거미류가 먹이를 사냥하고 곧바로 먹는 습성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 <배회성 거미류와 조망성 거미류 독의 신경억제활성 비교>신경억제활성은 각각의 거미 독을 이용한 칼슘이온통로(Ca2+ channel) 및 나트륨이온(Na+ channel) 차단 비교실험을 통해 확인 / 조망성 거미류의 독액은 배회성 거미의 독액보다 이온통로차단효과가 3배에서 10배 높음     © 특허뉴스

반면, 조망성 거미류의 독액은 배회성 거미류보다 먹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신경억제활성(이온통로차단)이 3배에서 10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조망성 거미류가 그물에 걸린 먹이를 살아있는 상태로 일정기간 저장했다가 먹이를 섭취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거미독 분석을 통해 델타라이코톡신, 오메가아라네톡신 등 신규 펩타이드 2종을 찾아내고 활성 분석을 진행했다.
 
▲ <배회성 거미류 독 유래 신규 펩타이드의 항균활성 평가결과> 별늑대거미 유래 신규 펩타이드(δ-lycotoxin-Pa1a)는 식중독균과 대장균에 대해 세포용해를 통한 항균활성이 서양종꿀벌 유래 멜리틴(Melittin) 펩타이드와 동일한 농도(2µM)에서 유사한 효과를 보임     © 특허뉴스

연구진은 델타라이코톡신을 배회성 거미인 별늑대거미의 독액에서 찾아냈으며, 이를 항균소재로 쓰이는 멜리틴(서양종꿀벌 독 유래) 펩타이드와 비교했다.
그 결과, 동일한 농도(2µM)에서 세포막 파괴를 통해 식중독균과 대장균을 죽이는 효과가 비슷하게 나타났다.(*1µM은 1몰 농도(M)의 100만 분의 1을 의미)
 
조망성 거미류인 긴호랑거미의 독액에서는 오메가아라네톡신을 찾아내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실니디핀과 성분을 비교했다. 실니디핀은 칼슘이온 통로의 일시적 차단을 통해 혈압상승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낮은 농도(0.2µM)에서 유사하게 신경세포 내로 칼슘이온의 유입을 차단(이온통로 차단)하는 결과를 얻었다.
 
▲ <조망성 거미류 독 유래 신규 펩타이드의 신경독성활성(이온통로차단)> 긴호랑거미 유래 신규 펩타이드와 실니디핀 성분의 이온통로차단효과(칼슘)를 비교한 결과 ω-aranetoxin-Ab1a이 낮은 농도 (0.2µM)에서 실니디핀(30µM)성분과 유사한 결과 즉 신경 세포내 칼슘이온의 이동을 차단하는 효과 확인  ©특허뉴스

연구진은 거미 독에서 찾은 신규 펩타이드 2종의 세포용해 및 신경억제 활성(이온통로 차단)에 대해 이달 말 특허를 출원하고, 올해 8월 국제적 학술지인 비비알씨(BBRC)에 연구 결과를 투고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신규 펩타이드 2종에 대해 향후 독성실험, 구조규명 등 추가 연구를 거쳐 방부제, 의약품 등 다양한 용도로의 활용도 기대하고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자생생물자원의 유용한 효능을 발굴하는 일은 생물주권을 확립하여 나고야의정서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Q&A]


Q. 거미류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거미는 거미강에 속하는 절지동물로 우리나라에는 물거미 등 848종의 거미가 서식하며, 우리 생활환경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파리, 모기, 바퀴 등의 위생곤충과 농작물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거미 독을 이용하여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의약품 소재로 연구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동의보감, 규합총서 등에서 거미를 이용하여 질병을 치유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거미유래 독액, 단백질 등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합니다.
 
Q. 현재 동물 독의 산업적 활용 현황은 어떤가요?
A. 동물 독은 의약, 화장품 등 바이오산업 핵심 소재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 예로 살모사의 독으로 만든 고혈압 치료제 ‘캅토프릴’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품 10위 안에 들고, 독화살개구리의 독은 모르핀보다 통증 완화에 200배 정도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며, 두꺼비의 독은 아드레날린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꿀벌 독은 국내 한의학에서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봉침요법 및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거미 독에서 분리한 단백질은 피부 주름 개선용 신소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생물 독에서 다양한 분야에 가치가 높은 신소재를 찾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이번 연구 결과는 어떠한 의미가 있고, 어떤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가요?
A. 이번 연구는 사냥방식에 따라 거미 독의 특성이 다름을 밝혔으며, 이는 형태학적 특성(다리의 길이, 눈의 발달 정도 등)의 진화와 더불어 거미류의 독도 함께 진화해 왔음을 밝혀내었습니다. 특히 신규로 찾아낸 거미독 유래 신규 펩타이드는 지금까지 연구가 미진하여 향후 심화연구 등을 통해 의약, 식품 등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어떤 후속연구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A. 거미 독에서 확보한 다양한 펩타이드의 신경독성 및 세포용해활성 외에도 추가적인 활성이 없는지 조사하고 밝혀진 활성들에 대해서는 기작 규명 등 심화연구를 통해 의약, 식품 등 생물산업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제공할 계획입니다.
 
 

기사입력: 2018/07/14 [18:57]  최종편집: ⓒ 특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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