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세계최초, DNA 기반 마이크로패치 제작 기술 개발

’커피링 현상’과 유사한 DNA 수용액의 증발현상과 지형지물 이용해 구조 제작

특허뉴스 선우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6/18 [12:44]

[사이언스] 세계최초, DNA 기반 마이크로패치 제작 기술 개발

’커피링 현상’과 유사한 DNA 수용액의 증발현상과 지형지물 이용해 구조 제작

특허뉴스 선우정 기자 | 입력 : 2019/06/18 [12:44]

▲ 왼쪽부터 윤동기 교수, 김형수 교수, 박순모 연구원_사진_KAIST     © 특허뉴스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DNA는 이중나선 구조와 나노미터 주기의 규칙적인 모양을 가져 소재 분야에서 일반적인 합성방법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정밀한 구조재료이다. 정밀한 DNA 합성과 오리가미(Origami) 기술을 이용해 스마일 패치(smile patch) 등의 재미있는 모양을 구현해 왔지만, 재료의 가격이 높아 실제 응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KAIST 화학과/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공동 연구팀이 마이크로 크기의 DNA 2차원 마이크로패치 구조체를 제작하고 이를 제어, 응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윤 교수 연구팀은 커피가 종이에 떨어지고 물이 마르면 동그랗게 환 모양이 생기는 이른바 커피링 효과라 불리는 현상을 DNA 수용액에 적용해 세계 최초로 DNA 기반의 마이크로패치를 제작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연어에서 추출한 DNA 물질을 이용해 기존보다 1천 배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잘 정렬된 뜨개질(knit) 혹은 아이스크림콘 모양의 기존에 없던 마이크로패치 구조체를 대면적에서 구현했다.

 

▲ 평판 (a) 과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요철이 존재하는 기판(c) 위 DNA 용액을 증발시켰을 때, 거시적으로는 유사하나 (b,d) 미시적으로는 전혀 다른 DNA 배향 양상(c-e, h-j) 사진_KAIST     © 특허뉴스

 

연구팀은 DNA가 물에 녹으면 마치 물풀과 끈적끈적해지면서 서로 적당한 힘으로 끌어당기며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액정상(liquid crystal phase)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액정 표시장치(LC display 혹은 LCD)에서 액정분자들이 전기장을 통해 방향성이 제어되는 것처럼 수용액 상태의 DNA 액정상이 두 기판 사이에서 문질러지며 물의 증발이 이뤄질 때 DNA 나노 구조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하게 된다. 과일 잼을 식빵에 바르면 과일 알맹이(pulp)가 한 방향으로 잘 펴 발라지면서 마르는 현상과 유사하다.

 

▲ 두 기판을 문지르면서 용매를 증발시키는 닥터 블레이드 코팅 방법을 활용하여 증발 현상을 다각도로 제어하고 (a) 나타나는 DNA 분자의 배향 양상을 실시간으로 관찰 (b-e), (b) 그림(e)의 확대부분 및 DNA 분자 배향 모식도 (노란 부분은 DNA가 문지르는 방향의 수직, 파란 부분은 문지르는 방향의 수평방향, 보라색 부분은 기둥(post)) 사진_KAIST     © 특허뉴스

 

연구팀은 DNA가 한 방향으로 문질러져서 마를 때 바닥에 평평한 기판 대신 일정한 모양을 갖는 수 마이크론 크기의 기둥(혹은 요철)들이 있는 기판을 사용하면 2차원의 뜨개질 모양, 아이스크림콘 모양 등 좀 더 흥미로운 들을 제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금 나노막대와 같은 플라즈몬 공명(plasmon resonance)을 나타내는 소재와 결합해 디스플레이 소자에 응용을 시도했다. 플라스몬 공명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판에 빛을 쪼일 때 그 표면 위에서 전자가 일정하게 진동하면서 자신의 에너지와 일치하는 빛에만 반응하는 현상으로 특정한 색만 반사하여 선명도와 표현력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 DNA-금 막대 입자 복합체의 배향 양상 (a,b) 과 나타나는 플라즈모닉 광학 현상 (c-f) 사진_KAIST     © 특허뉴스

 

이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방향으로 금 나노막대가 정렬하는지를 나타내는 배향(orientation)이다. 즉 막대들이 한 방향으로 나란히 정렬될 때 광학·전기 특성이 극대화된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DNA 마이크로패치를 일종의 틀로 삼아 금 나노막대들을 독특한 형태로 배향하고 플라즈몬 컬러 기판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DNA 2차원 마이크로패치 제작 기술은 DNA를 구조재료 및 전자소재로써 활용할 수 있는 단서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증발 현상과 DNA 액정물질이 접목될 때 나타나는 독특한 형태의 복잡한 분자 거동 해석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 교수는 연구를 통해 밝힌 것처럼 DNA가 금 나노막대와 같은 광학 소재와 복합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자연계에 무한히 존재하는 DNA를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의 신소재로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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