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특허경영⑫] 균등론에 의한 침해

특허뉴스 박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19/07/16 [14:22]

[실전 특허경영⑫] 균등론에 의한 침해

특허뉴스 박진석 기자 | 입력 : 2019/07/16 [14:22]

발명가에게는 자신의 영토에서 경쟁자가 무단 거주하거나 통행하지 못하도록 막는 금지권의 범위가 중요하다. 발명가는문언침해뿐 아니라균등론에 의한 침해도 주장할 수 있다. IP타깃이 발행한강한 특허 A to Z’보고서를 기반으로 금지권을 행사하기 위한 기초 이론인균등론에 의한 침해에 대해 설명한다. <편집자>

 

'균등론에 의한 침해'?

 

균등론은‘doctrine of equivalents’라 하며, 특허침해에 있어 문언침해의 엄격한 문언 상의 해석에 의한 단점을 보충하는 제도이다. 즉 발명가가 청구항에 포함한 요소나 제한조건을 경쟁자가 극히 미미할 정도로 변환·치환해 문언침해를 벗어날 수 있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도구인 것이다.

 

균등론에 의한 침해'는 특허 청구항의 권리범위 바로 주변에 매설된, 일종의 추가 지뢰로 간주할 수 있다. 즉 특허 권리범위의 바로 바깥에 추가 지뢰가 설치된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경쟁자가 특허의 권리범위 바로 밖에서 거주하거나 바로 밖을 따라 통행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발명가에게 유리한 제도이다.

 

▲ R&D에 있어서의 지식재산전략의 위치     © 특허뉴스

 

따라서 침해의심 제조업체의 제품·방법 등이 발명가 청구항의 요소나 제한조건 중 하나 이상을 생략해 문언침해를 벗어났다고 해서 침해의심 제조업체가 특허의 권리범위(발명가 영토)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발명가는 문언침해대신 균등론에 의한 침해(Infringement under Doctrine of Equivalents)’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언침해는 특허 청구항의 모든 요소 및 모든 제한조건이 각각 침해의심 제품·방법 등에 존재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따라서 경쟁자 제조업체는 자신의 제품·방법에 발명가가 청구항에 기재한 특정 요소나 제한조건과는 상이하지만, 상기 요소나 제한조건과 유사한 기능을 유사한 방법으로 수행해 유사한 결과를 달성하는 부품이나 단계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예로 발명가가 자신의 특허 청구항에 기재한 요소 중 하나가 접착제일 경우, 경쟁자는 자신의 침해의심 제품에 접착제 대신 bolt-nut 결합체, , 밥풀 등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즉 발명가는 청구항에서 요소 A와 요소 B를 접착제로 접합한다고 기재한 반면 경쟁자는 자신의 침해의심 제품에서 요소 A와 요소 Bbolt-nut 결합체를 이용하거나 밥풀을 이용해 접합한 경우이다.

 

만일 문언침해가 특허침해가 성립될 수 있는 유일한 형태라면, 경쟁자는 발명가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면밀히 분석한 후 청구항에 기재된 요소나 제한조건의 일부만을 극히 미미할 정도로만 변환 또는 치환함으로써 문언침해를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특허제도가 문언침해에 내포된 이러한 문언상 해석의 한계를 인정할 경우, 특허의 권리범위에 부여된 금지권의 실질적 구속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특허 청구항의 요소나 제한조건을 하찮은 수준에서 개량함으로써 경쟁자는 발명가의 권리범위를 손쉽게 우회·회피할 것이며, 발명가는 더 이상 창조적 발명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이 세상의 모든 발명가들은 다른 발명가가 먼저 발명을 착상하기를 기다렸다가가 다른 발명가가 발명을 착상하는 순간 이를 극히 미미할 정도로 변형·치환함으로써 특허 청구항에 대한 문언침해를 쉽게 벗어날 것이다. 결국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특허제도가 보호·장려해야 할 창조적 활동이 저해되는 것이다.

 

'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판단하는 기준

 

일반적으로균등론에 의한 침해'는 침해의심 제품·방법의 특정 부품 또는 단계(step)가 청구항의 요소나 제한조건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등가(equivalent)일 경우 성립한다. 이를 자세히 설명하면 균등론에 의한 침해'는 상당히 동일한 기능을(substantially the same function) 상당히 동일한 방법으로(substantially the same way) 수행함으로써 상당히 동일한 결과를(substantially the same result) 얻는 경우에 성립한다. '균등론에 의한 침해'의 핵심 요건은 상당히 동일한 function (기능, 성능), way (방법, 방식), result (결과, 효과 등)인 것이다.

 

따라서 균등론에 의한 침해'의 판단 기준은 발명가가 청구항에 포함한 요소나 제한조건의 function, way, result와 경쟁자가 변환·치환한 부품·단계의 function, way, result와의 유사성이다.

 

일예로 특허 청구항의 요소 중 하나가 접착제이고 경쟁자가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해 접착제 대신 bolt-nut 결합체 또는 못을 사용했을 경우, 청구항의 접착제가 청구항 요소 A를 다른 요소 B에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려고 사용했다면 경쟁자가 사용한 bolt-nut 결합체, 못도 접착제와 상당히 동일한 기능을 상당히 동일한 방법으로 수행해 상당히 동일한 결과를 얻는다고 판단되어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 물론 경쟁자 역시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모면하려 노력할 것이다.

 

일예로 경쟁자는 접착제를 이용한 접합에 비해 bolt-nut 결합체를 사용할 경우의 차이점을 부각시킴으로서 위의상당히 동일한이라는 균등론에 의한 침해'의 핵심 요건을 부정하려 노력할 것이다.

 

문언침해 여부는 claim chart를 이용해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균등론 역시 마찬가지로, claim chart를 일부 변형해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문언침해 분석과 동일한 방법을 이용해 claim chart를 작성한 후, 침해의심 제품·방법의 부품·단계 중 문언침해에 해당하는 부품·단계는 문언침해라고 표기하는 반면 균등론에 의한 침해에 해당하는 부품·단계는 따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물론 발명가라고 해서 균등론을 활용해 청구항의 권리범위(발명가 영토)를 아무런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즉 균등론에도 엄연한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일예로 발명가가 아무리 균등론에 의지하더라도 선행기술(경쟁자의 사유지 또는 공중의 공유지)을 자신의 청구항 권리범위에 귀속시킬 수는 없다. 또한 균등론에도 불구하고 발명가 자신이 선행기술을 회피하며 특허를 등록하기 위해 이미 포기한 땅을 다시 사유화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균등론은 청구항의 권리범위 바로 바깥에서 경쟁자가 무단으로 거주하거나 통행하지 못하도록 발명가에게 추가 금지권을 인정해 주는, 발명가에게 유리한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국내 법원 판례

 

국내법원도 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인정해왔다. 일예로 2011년 대법원은 "침해대상제품 등에서 특허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치환 내지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에도, 특허발명과 과제의 해결원리가 동일하고, 그러한 치환에 의하더라도 특허발명에서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며, 그와 같이 치환하는 것이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이하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용이하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로 자명하다면, 침해대상제품 등이 특허발명의 출원 시 이미 공지된 기술과 동일한 기술 또는 통상의 기술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었던 기술에 의한 것이거나 특허발명의 출원절차를 통해 침해대상제품 등의 치환된 구성이 특허 청구범위로부터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침해대상제품 등은 전체적으로 특허발명의 특허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과 균등한 것으로서 여전히 특허발명의 특허권을 침해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위의 판례에 따르면 국내법원으로부터 발명가가 경쟁자에 대한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인정받으려면, 동일한 원리, 동일한 목적, 동일한 효과 및 청구항 요소의 치환·변경이 청구발명이 속하는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당업자’)가 용이하게 생각해낼 수 있는 정도로 자명함을 입증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국내법원의균등론에 의한 침해요건을 미국법원의 요건과 비교해보면 국내법원은동일한이란 기준을 사용하는 반면 미국법원은 상당히 동일한이란 기준을 사용하며, 국내법원은 청구항 요소의 치환·변경 정도가 당업자에게 자명해야 한다는 요건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법원은 당업자의 자명성 요건은 요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국내법원도 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미국법원보다 까다롭다는 의미다.

 

▲ 경영 단계별 특허 전략     © 특허뉴스

 

발명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발명가가 백분 활용하려면균등의 범위의 극대화가 필수이다발명가가 이를 달성하는 전략 중 하나가 바로 특허명세서의 발명의 설명을 활용하는 방법이다즉 발명가가발명의 설명에서 자신이 청구항에 기재한 청구항 요소 및 제한조건에 대한 균등 물건·부품 또는 균등 방법·단계에 대한 정의를 기재하는 것이다물론 발명가가발명의 설명에 기재한 균등 물건·부품 또는 균등 방법·단계를 추후 법원이 항상 인정한다는 보장은 없다하지만 발명가가 이러한 정의를 발명의 설명에 기재한 경우와 아닌 경우의 결과는 천양지차일 수 있다.

 

균등론을 활용한 영토 확장

 

수익 창출을 위해 발명을 착상하고 특허를 출원하는 발명가에게는 경쟁자가 무단으로 자신의 특허기술을 실시(생산판매사용수입 등)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있는 특허 청구항의 범위(발명가 영토)가 가장 중요하다따라서 발명가는 특허 범위즉 금지권의 범위를 극대화함으로써 그 주변에 공터가 형성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하지만 발명가가 특허 청구항의 범위를 확장함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선행기술(경쟁자의 사유지 또는 공중의 공유지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그 결과 청구발명이 거절되거나 무효가 될 가능성 역시 커진다.

 

▲ 현행 특허 소송구조     © 특허뉴스

 

발명가가 보유한 특허를 실시하기를 원하는 제조업체도 발명가와 license 계약을 체결해 발명가의 특허를 실시할 수도 있지만, licensing에 수반되는 royalty를 지불해야 한다따라서 제조업체는 licensing을 고려하기 전 당연히 특허의 권리범위에 포함된 선행기술을 찾아 발명가의 특허를 무효화시킴으로써 특허를 무료로 실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균등론에 의한 침해는 발명가가 자신의 금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토를 넓혀준다이를 바꾸어 말하면 균등론은 발명가의 권리범위 주변에 일종의 추가 폭사지역을 설정함으로써 경쟁자가 발명가의 권리범위 바로 바깥에서 거주하거나 통행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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