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기술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윤주 콤비로(주) 대표이사 | 기사입력 2020/10/14 [16:31]

[기고] AI기술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윤주 콤비로(주) 대표이사 | 입력 : 2020/10/14 [16:31]

 

▲이윤주 콤비로(주) 대표이사 

인공지능 기술이 세상에 나온지 이제 약 40년정도 되었다. 동경대학의 후쿠시마 쿠니히토(Kunhito Fukushima)가 인공신경망인 네오코그니션(Neocognition)에서 딥러닝(Deep Learning)기법을 처음 소개한 1980년 이후, 페이스북에 가기 전에 뉴욕대에 있던 얀 러쿤(Yann LeCun)1990년대에 인공신경망 표준 역전파(Backpropagation)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인공신경망을 훈련시키는 연구로 인공지능 기술의 토대를 닦았다.

 

그러나 한동안 상용화되지 못하고 연구실에 머물던 기술이 다시 주목받게 된 계기는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이 비지도(Unsupervised)학습 방법을 이용하여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다층 신경망에 추가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학습시간이 오래 걸리고 입력된 데이터값에 편중되어 결과값에 일반성을 갖지 못하는 과적합(Over-fitting) 문제를 해결하였기 때문이다. 힌튼이 2012년에 발표한 연구성과는 기존 인공지능의 오류율을 낮추는 성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후, AI기술을 이끌어가는 글로벌 기업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도구(tool)들을 오픈소스로 내놓음으로써, 전 세계의 개발자들은 무료로 가져다 쓸 수도 있고 원 도구를 수정하는 등 머신러닝 도구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포문은 페이스북이 열었다. 페이스북은 20151월에 토치(Torch)’라는 이름의 딥러닝 모듈을 오픈소스로 내놓았고, 이로써 대학과 연구소,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구글, 트위터, 인텔, 엔비디아 등도 페이스북이 개발한 딥러닝과 뇌회로망 기술을 사용한다. 이에 질세라 구글은 텐서플로우(TensorFlow)’라는 머신러닝 툴을 공개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역시 같은 해 4월에 머신러닝이나 자연어 번역과 같은 전문지식이 없어도 이용하기 쉬운 머신러닝 기술 API를 공개하였다.

 

필자는 개인적인 경험으로 2014년 즈음에 상표권 침해정보 파악을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미지 식별에 골머리를 앓았고 결국 개발프로그램을 상용화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구글 비전API 등을 적용하면 훨씬 용이해진다. 말 그대로 생짜로 개발하던 시절이 생각나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문득 인공지능 기술의 역사를 간단히나마 돌아본 이유는 (모든 기술이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발전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짧은 역사에 비해 오늘날 우리의 생활 속에 침투하기까지 성장해온 데에는 집단지성의 힘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함이다.

 

여기서 집단지성은 오픈소스로 나날이 발전되는 알고리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킨 것은 연구진과 기업들이지만, 인공지능을 학습시킨 것은 우리 일반 사람이 생성하는 데이터이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AI의 먹거리가 된다. 운동량, 건강정보, 쇼핑습관, 여행 취향, 심지어는 내가 클릭하는 뉴스 기사와 댓글로부터 AI는 나를 학습한다. 내 손안의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의 일반적인 사람들이 연결되고 있고, AI는 내 정보를 학습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월 평균 15억의 인구가 페이스북 활동을 통해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다시말해, AI의 지능을 고도화시켜주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AI기술을 응용하여 앱이나 플랫폼을 개발한 회사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 나아가 우리의 존재로부터 생산된다. 아직까지 AI의 능력은 초기 수준에 불과하다. AI의 능력은 우리가 생성하는 데이터에 기반하여 성장해 나아갈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든 사람들이 AI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인공지능의 민주화(Democratize AI)’ 주장이 해외에서는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기술은 사회에 속하며 사회구성원에게 혜택을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일종의 연구 윤리가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기고: 이윤주, 콤비로() 대표이사, yyj@combiro.com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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