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P기자협회,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수집제도) 도입 위한 콘퍼런스 개최

“한국형 디스커버리,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줌 화상회의 통해 생중계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1/07/21 [14:04]

[이슈] IP기자협회,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수집제도) 도입 위한 콘퍼런스 개최

“한국형 디스커버리,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줌 화상회의 통해 생중계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1/07/21 [14:04]

▲ (사)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회장 김용철)는 14일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과 공동으로 KAIST 서울 도곡동 캠퍼스에서 “한국형 디스커버리,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2021년 정기 콘퍼런스를 개최했다(사진제공=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 특허뉴스

 

현재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소 제기 전 증거를 보존, 당사자 간 증거 및 정보를 서로 공개해 쟁점을 명확히 하는 디스커버리(Discovery)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특허청도 특허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전문가 사실조사, 법정 외 증인신문 등이 가능한 새로운 증거수집 절차, 즉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K-Discovery, 증거수집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김정호·이수진·이주환 의원은 한국 특허법에 미국식 증거개시제도를 일부 도입하는 개정안을, 조응천 의원은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증거개시제도는 재판개시 전 당사자 간 증거를 상호 공개하는 제도로, 현행 제도는 원고의 증거수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허청도 국내 기업들이 지식재산권에 대한 침해 구제를 위해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된 미국 등 해외지역에서 소송을 벌이는 만큼, 우리나라도 IP 분쟁시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합리적 증거수집이 가능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법·제도와의 정합성 문제와 현장 적용 과정에서의 부작용 등에 대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미국에서 제기된 우리 기업 간의 소송이 12건에 달하는 등 국내의 미흡한 특허제도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특허 보호 수준이 높은 미국으로 소송 장소를 옮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412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자동차 배터리 제조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2조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가 미국 로펌에 지급한 관련 변호사 비용만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거수집제도 도입과 관련, 소송비용과 전문인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강화된 증거수집 제도로 인해 무더기 침해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보완책 마련도 요구된다.

 

이러한 시기,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회장 김용철, SBS 부국장)는 지난 14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과 공동으로 KAIST 서울 도곡동 캠퍼스에서 한국형 디스커버리,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줌(Zoom) 화상회의 채널을 통해 2021년 정기 콘퍼런스가 생중계됐다.

 

▲ 미국식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에 관한 컨퍼런스가 14일 KAIST 서울 도곡동 캠퍼스에서 진행했다. 사회를 보는 박성필(왼쪽)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교수와 김용철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회장(사진제공=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 특허뉴스


이날 콘퍼런스는 KAIST 지식재산대학원 박성필 교수가 진행을 맡아 한국형 디스커버리법제화 방향(특허청 산업재산보호정책과 남영택 과장) 해외 디스커버리 제도 활용 사례(LG에너지솔루션 이한선 상무) 등에 대한 기조 발제와 함께 이후동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KIPLA) 부회장(태평양 대표 변호사) 허영진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장 변리사)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조은지 인텔렉추얼데이터 팀장 김용철 지식재산기자협회장(SBS 부국장) 등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에 대한 정부, 법조계, 특허전문가, 산업계 등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합리적인 도입 방안 및 한국형 디스커버리 성공 요인을 모색하는 토론이 이뤄졌다.

 

새로운 증거수집제도... 기술혁신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 할 것

 

▲ 특허청 남영택 산업재산보호정책과장  © 특허뉴스

특허청 남영택 산업재산보호정책과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특허 침해 입증 개선을 위한 새로운 증거수집제도 도입 방안을 주제로 기조 발제에 나섰다.

 

남영택 과장 최근 국회에 상정된 전문가 사실조사, 법정 외 증인신문 등 새로운 증거수집제도는 기존의 민사소송법상 장치만으로는 특허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증거수집제도를 강화하면 특허 분쟁 장기화에 따른 기업의 경영리스크가 줄어들고 기술베끼기가 만연했던 관행도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법에는 특허 침해 입증이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과실의 추정, 생산방법의 추정, 손해배상액 추정, 자료제출 명령제도, 구체적 행위태양 제시 의무 등 원고의 입증책임을 완화하거나 그 책임을 피고 측에 전환하는 여러 제도가 도입되어 있다.

 

이에 남영택 과장은 이러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특허 침해 사건과 관련된 원고 승소율, 처리 기간, 재판에서의 손해액 산정방식, ·형사 사건 비율 등 제도개선의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들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끼리 해외 원정소송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남영택 과장은 특허 침해 소송은 시간이 지날수록 글로벌화 하는 추세다. 해외에서의 특허 침해 소송은 기업경영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해외에서 피소가 되더라도, 언제든지 국내에 있는 생산시설에 들어와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소송에서 패소하여 수출길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사실조사는 현장에서 직접 조사하지 않으면 침해 입증이 어려운 사안에 대해 원고가 피고측이 제출한 자료나 증거물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데 이용되는 절차라면, ‘법정 외 증인신문은 원고와 피고 모두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나 자료 등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시중에서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이나 방법 특허(공정 등) 등이다.

 

남영택 과장은 기술 침해 사건은 발명가, 생산자, 관리자 등 다수의 증인신문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재판에 걸리는 시간 제약 때문에 모든 증인에 대한 신문이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 과장은 새로운 증거수집 제도가 기업을 옥죄는 규제라는 주장에 대해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가 아니라, 권리자의 권리보호를 더 강화하여 건전한 경제활동과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

 

▲ LG에너지솔루션 이한선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 특허뉴스


두 번째 기조 발제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 이한선 상무는 미국 디스커버리 사례를 발표했다. 이한선 상무는 미국의 지식재산권 소송에서 경험한 증거개시제도(Discovery)의 가장 큰 장점은, 증거의 구조적 편재 문제를 해결하여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이라며 주목할 점은 이러한 수단으로 작동하기 위해 절차적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가 가능하며, 또한 소송 과정에서 제출되는 기업의 비밀에 대한 보장 장치가 법률적으로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정착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선 상무는 또 사안에 따라서는 매우 광범위하고 방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소송대리인들이 그 내용을 리뷰하는 과정에서 규모가 작은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식재산권 소송이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그에 걸맞는 법원의 강력한 구제 수단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지식재산권 소송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에 대해 이한선 상무는 증거개시제도나 강력한 구제 수단이 주요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현지의 시장에서 고객과 사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서로 다른 법체계를 발전시켜온 국가 간에 어느 쪽이 더 우월한 체계를 가졌는지 단순 비교할 수는 없으며, 상대방의 일부 절차상 장점만을 도입하는 경우에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한선 상무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 산업의 세계적 성장을 위해 우리 법과 사회문화적 체계에 걸맞은 제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운영하면서, 시행착오에 대해 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

 

기조 발제 이후 박성필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준비 과정과 핵심 성공 요인 등에 대한 토의가 이어졌다.

 

▲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특허뉴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특허침해소송에서 원고의 권리만큼이나 피고의 방어권도 중요하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성숙하지 않은 산업,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소부장 기업들은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에 대해 우려가 많이 될 것이라며 특허권자의 보호가 오히려 전체 산업발전을 헤칠 수도 있고, 피고 기업 역시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만큼 선과 악의 이분법적 접근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기현 전무는 특허를 연구하는 분들과 산업을 연구하는 분들이 함께 모여서 증거수집제도의 부작용에 관해서도 연구를 해봐야 한다제도 취지가 특허권자를 보호하자는 것이지만, 산업을 훼손하고 국가 경제까지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후동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KIPLA) 부회장(태평양 대표 변호사)  © 특허뉴스

 

 

이후동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KIPLA) 부회장(태평양 대표 변호사)현장에서 증거수집의 어려움 때문에 특허소송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증거수집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성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영업비밀 보호 차원에서 변호사 특권 및 책임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민사소송법 등 다른 법제도와의 정합성 문제 등 상당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 허영진 대한변리사회 부회장(김&장 변리사)  © 특허뉴스

허영진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장 변리사)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증거수집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하지만 법원의 증거수집 명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국처럼 그 명령이 실효성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당사자와 소송 대리인의 권한 및 책임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함께 엉뚱한 수혜자가 생기지 않도록 보완해야 할 제도적 요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영진 부회장은 “35년 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미국 기업으로부터 소송을 당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돌이켜보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우수 기업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우리나라는 결국 지적재산권 보호를 통한 혁신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조은지 인텔렉추얼데이터 팀장  © 특허뉴스

 

조은지 인텔렉추얼데이터 팀장은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는 기업 내부자료 대부분이 디지털 전자문서 형태로 활용되기 때문에 최근 진행되는 대부분의 증거조사는 디지털 전자문서를 대상으로 진행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범위한 빅데이터를 검토하는 데만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미국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 분석 등을 이용하고 있다며 한국도 인공지능(AI) 분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플랫폼 개발을 제안했다.

 

 

 

 

▲ 김용철 지식재산기자협회장(SBS 부국장)  © 특허뉴스

김용철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회장(SBS 부국장)우리나라는 특허 출원 규모로는 세계 5대 국가에 속하지만, 특허 침해 사건과 관련한 원고 승소율, 처리기간, 특허 라이센싱 규모면에서는 크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이처럼 기존의 민사소송법상 증거 수집 절차만으로는 특허권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 및 제도적 보완 절차 등을 거쳐 우리나라도 미국의 디스커버리제도를 원용한 강력한 증거수집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용철 회장은 새로운 제도는 규제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새로운 규제가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특허청의 특허권 보호 강화에 있어 우려가 있지만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제도 선진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전염병 확산으로 철저한 방역지침 아래 소규모로 진행됐으며, 콘퍼런스 내용은 줌(Zoom) 화상회의 채널을 통해 200여명 참가들에게 동시 생중계됐다.

 

이날 콘퍼런스를 공동 주최한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는 특허, 디자인, 상표, 저작권 등 지식재산(IP) 분야의 새로운 언론 문화 창달과 지식재산 언론인들의 지식 함양 및 네트워크 강화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로,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등록 사단법인이다. 국내 방송사, 통신사, 일간신문, 인터넷신문, 전문매체 등 언론기관에서 지식재산 및 기술 분야를 담당하거나 관심 있는 전·현직 언론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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