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금-감마 알루미나 촉매에서의 열분해유 탈염소 반응 메커니즘 모식도 / 감마 알루미나의 표면에서 탄소와 염소 사이의 결합이 끊어지고, 백금에서 활성화된 수소가 감마 알루미나 표면에 전달돼 염소를 염산(HCl)의 형태로 제거하는 독특한 탈염소 반응 메커니즘임(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폐기되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적 문제와 재활용의 어려움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국 KAIST와 충남대 연구팀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의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소를 제거하는 고성능 촉매를 기반으로 한다.

KAIST는 26일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와 충남대학교 에너지 과학기술 대학원 신혜영 교수의 공동연구팀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의 핵심인 탈염소 반응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미량의 백금으로도 염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염소 제거로 재활용의 문턱 낮추다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은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그중 열분해를 이용한 방식은 복잡한 분류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열분해된 폐플라스틱 유분에는 다양한 불순물이 포함돼 있으며, 특히 폴리염화비닐(PVC)에서 발생하는 염소 화합물은 반응기 부식을 일으키고 촉매를 비활성화시키는 등 문제를 일으켜 제거가 필수적이다. 기존 석유에는 염소가 포함돼 있지 않아, 지금까지 염소 제거 촉매 공정에 대한 연구는 미비했다.

연구팀은 감마 알루미나에 0.1wt%의 백금을 담지한 촉매를 사용해 염소를 염산(HCl) 형태로 제거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탄소와 염소의 결합을 끊고 백금에서 활성화된 수소가 염소 제거에 효과적으로 작용함을 확인했다.

실제 폐플라스틱에서도 98% 이상의 염소 제거

연구진은 실험에서 염소가 다량 포함된 해양 폐기물 기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대상으로 촉매를 적용한 결과, 98% 이상의 염소가 효과적으로 제거되었으며 장기적인 안정성도 확인됐다.

KAIST 최민기 교수는 “탈염소 반응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이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미흡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탈염소 반응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며, 고성능 탈염소 촉매 개발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석진 박사과정 학생과 충남대학교 에너지 과학기술대학원 판 티 옌 니 석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 8월 28일 자로 온라인에 게재됐다.

이 기술은 앞으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적 부담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명은 Catalytic Synergy between Lewis Acidic Alumina and Pt in Hydrodechlorination for Plastic Chemical Recycling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