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위에서 바라본 메타물질의 구조(가운데 블럭의 회전을 통해 전체 구조를 팽창시킴)와 그에 따른 시뮬레이션으로 예상되는 전기장 분포. (우) 메타물질 튜닝 구조의 이미지와 실제 공진기안에 설치된 사진(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암흑 물질 액시온 탐색에 혁신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산하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CAPP)이 협력해 고주파 영역에서 암흑 물질 액시온 탐색의 민감도를 두 배로 향상시킨 새로운 공진기 튜닝 기술을 발표했다.

암흑 물질은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27%를 차지하지만, 직접 관측이 불가능한 미지의 물질이다. 암흑 물질의 후보 중 하나로 주목받는 액시온은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열쇠로 간주되며, 물질-반물질 불균형과 같은 근본적인 우주 미스터리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액시온 탐색 기술은 주로 저주파 영역에서 민감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최근 이론적 연구는 고주파 영역에서의 탐색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주파 탐색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연구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KAIST와 IBS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활용해 새로운 튜닝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키리가미(kirigami) 원리를 기반으로 설계된 음팽창 메타물질 구조는 회전 운동을 2차원 팽창 및 수축 운동으로 변환하는 독창적 설계를 특징으로 한다. 이를 통해 고차 공명 모드에서 공진기의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연구팀은 극저온 환경에서도 튜닝 메커니즘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기어 구조를 도입해 힘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이로써 공진기의 성능은 기존 대비 두 배 향상되었고, 5.2GHz 고주파 영역에서도 뛰어난 민감도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된 공진기를 9T의 강한 자기장과 극저온 환경에서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탐색 시스템의 민감도를 두 배로 높이며 고주파 액시온 탐색의 가능성을 실증했다. 이 기술은 향후 암흑 물질 연구는 물론 극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KAIST 배성재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연구는 고주파 액시온 탐색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으며, 궁극적으로 암흑 물질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저자인 IBS 정준우 박사후 연구원은 “더 포괄적이고 혁신적인 탐색 전략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와 IBS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11월 22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기술은 고주파 영역 액시온 탐색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암흑 물질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명은 Search for Dark Matter Axions with Tunable TM020 mode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