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무형자산'에 달렸다... IP 공시제도 도입 '시급'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한국형 IP공시제도 도입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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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는 한국형 IP공시제도 도입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 클레리베이트코리아 이세림 본부장, 연구개발사업화정책연구회 허재관 회장, IP공시제도 추진위 하청일 위원장(테크란 대표), 한국ESG기준원 송민경 선임연구위원, 김앤장 특허법률사무소 정철환 변리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특허뉴스 |
글로벌 경제는 무형자산 중심으로 전환
우리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IP공시제 도입 필요
ESG모범규준, 스튜어드코드쉽 반영 현실적 대안
불투명 해소 위한 IP공시제도가 그 시작점 돼야
글로벌 경제의 무게추가 무형자산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지식재산(IP) 공시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되었다. 지난 6월 9일,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회장 고기석)는 특허청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한국형 지식재산(IP) 공시제도 도입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주제발표와 간담 형식의 종합토론으로 진행되었고, 간담회 주제인 ‘기업 IP공시제도’는 자본시장에서 기업 공시의 형식과 절차적 의미보다는 무형자산 중심의 경제환경에서 우리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무형자산-IP 중심의 경영 전략 수립과 운영 관리, 활동 및 적절한 공개의 제도적 기반을 상징하는 함축적 의미로 진행되었다.
무형자산 시대, 한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IP 공시부터
특허, 브랜드 가치(상표권), 영업권(goodwill), 기술력, 인적자원,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경제적 효익을 창출하는 무형자산은 이제 기업 가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특히 미국 S&P 500 기업 가치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훌쩍 넘어서며, 지식기반 경제 시대의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무형자산이 경제,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주와 투자자, 자본시장에 적절히 알리고 이사회, 경영진 등을 통해 적절한 관리, 운영하도록 지원하거나 강제·권장하는 제도적 기반이 없는 실정이다. 이는 주주,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의도성 유무와 관계없이) 드러나지 않고 감춰지게 되는 결과를 낳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IP 공시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기대효과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IP공시제도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
윕스 박은영 전무, "지식기반 무형자산 중심으로 경제구조 전환 촉진해야"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윕스 박은영 전무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IP 공시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은영 전무는 "일본의 경우 무형자산의 중요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국 기업들은 여전히 유형자산 중심의 투자에 머무르고 있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었다."며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와 활용 전략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고, 이는 자본 조달과 기업 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1년 일본 기업의 기업 공개 기준인 기업 지배구조 규범(Corporate Governance Code, ‘CGC’)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 ▲ ‘한국형 지식재산(IP) 공시제도 도입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에서 윕스 박은영 전무가 IP공시제도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 특허뉴스 |
이에 박 전무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자본시장 투명성·신뢰 기반을 강화하고 지식기반의 무형자산 중심으로 경제 구조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업 IP공시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지식재산은 더 이상 보조적 자산이 아닌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며, IP공시제도는 단순한 무형자산 정보공개를 넘어 투자자와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 내 전략을 고도화하는 계기가 되고, 이는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유형자산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IP공시 지원하는 IP정보서비스
클래리베이트 코리아 이세림 본부장, "수요기업이 필요로 하는 형태의 IP정보서비스 지원 가능하다"
두 번째 발표자인 클래리베이트 코리아 이세림 본부장은 일본의 IP랜드스캐이프 사례를 중심으로 한 기업 IP공시를 지원하는 IP정보서비스를 소개했다. 이세림 본부장은 "IP정보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살펴보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며, 일본의 경우 2020년 12월에 일본 내 50개 기업이 참여한 ‘IP랜드스케이프추진협의회’를 설립하고, 2021년부터 일본 내 기업의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를 공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며 "특허 등 산업재산권 정보를 기업 정보, 시장 정보 등 경영 또는 사업적 판단에 필요한 다른 정보와 통합한 분석을 실시하고 분석의 결과를 경영진과 공유하는 활동에 DX시스템이 활용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고서에는 IP정보와 시장 정보를 통합한 자사 분석, 경합 분석, 시장 분석, 기업·기술별 지재 맵 및 시장 포지션 파악과 개별 기술·특허 동향 파악, 자사 및 경쟁 상황, 기술·IP 라이프 사이클을 감안한 특허, 디자인, 상표 관리 노하우를 포함한 특허 전략에만 국한되지 않는 통합 IP 패키지 제안, IP 자산 실사 결과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수요 기업이 IP 경영과 공시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IP정보서비스가 다양한 기법과 형태로 지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 ‘한국형 지식재산(IP) 공시제도 도입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에서 클래리베이트 코리아 이세림 본부장이 IP공시를 지원하는 IP정보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특허뉴스 |
이에 이세림 본부장은 “기업에서 IP정보 공개를 시행하게 되면 비용, 인력, 역량 등 여러 가지 걸림돌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정부에서 IPL(Intellectual Property Landscape)과 같은 IP정보공개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사례를 통해 본 한국형 IP 공시제도의 방향성
김앤장 정철환 변리사, "무형자산·IP 공시제도 도입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늪에서 벗어나야"
세 번째 발표자인 김앤장 특허법률사무소 정철환 변리사는 일본의 IP공시제도 도입 현황 사례를 발표했다. 장 변리사는 "일본은 2014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도하고 이토구니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토 리포트’ 발표, 2021년, 인적자본·지식재산 투자에 관한 정보공개와 지식재산 투자에 대한 이사회의 실효적 감독을 포함하는 도쿄증권거래소 기업지배구조규범(CGC) 개정, 2023년 일본 내각부 ‘지재·무형자산의 투자·활용 전략과 거버넌스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정 등 지속적인 활동은 무형자산·지식재산(IP)이 기업 경영 전략, 밸류업의 핵심"이라며 "일본 기업이 이에 대한 전략적 활동을 투자자에게 효과적으로 공개하고 투자 판단을 설득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바꿔온 일련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장철환 변리사는 "일본 사례를 참고하여 무형자산·지식재산(IP)을 투자자와의 대화 언어로 삼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 ‘한국형 지식재산(IP) 공시제도 도입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에서 김앤장특허법률사무소 정철환 변리사가 일본의 IP공시제도 도입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 특허뉴스 |
특히, 장 변리사는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과 무형가치를 얼마나 잘 드러내고 있는가?”라고 질문하며 “기술만으론 부족하고 이제는 무형자산·IP으로 기업 가치를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밸류업을 위한 무형자산·IP 공시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IP공시제도 도입 시급하다"
IP 공시제도 도입의 시급성 및 현실적 대안
ESG 모범규준과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기업 자율 기준 제시 방안 우선 검토
![]() ▲ ‘한국형 지식재산(IP) 공시제도 도입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특허뉴스 |
종합토론에서 지식재산협회(KINPA) 위형용 IP랜드스케이프위원장,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이동규 사무총장, 서비스산업총연합회 박성환 사무총장, 지식재산연구원 류태규 박사 등 참석 전문가들은 무형자산 중심의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의 미래지향적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IP공시제도가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 ▲ 사진 왼쪽부터 KINPA IP랜드스케이프위원회 위형용 위원장, 지식재산연구원 류태규 선임연구위원,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이동규 사무총장 © 특허뉴스 |
![]() ▲ 사진 왼쪽부터 서비스산업총연합회 박성환 사무총장, 연구개발사업화정책연구회 정개관 상근부회장,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임희섭 사무국장 © 특허뉴스 |
한국ESG기준원 송민경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기업 IP공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과 투자자, 자본시장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 한국ESG기준원 송민경 선임연구위원(사진 왼쪽)이 ESG모범규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IP공시제도 추진위원회 하청일 위원장(사진 오른쪽, 테크란 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특허뉴스 |
본 회의를 개최한 협회 IP공시제도 추진위원회 하청일 위원장은 “법령으로 강제하는 방안보다는 ESG모범규준과 스튜어드십 코드 등을 통해 기업 자율적인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SG모범규준은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우리 기업의 바람직한 환경경영(E), 사회적 책임(S),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G)를 지원하기 위한 기업 경영과 공시 등에 관한 규준이고,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서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세부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며, 한국ESG기준원에서 제정, 운용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 의지와 맞닿아
이번 간담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강조한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너무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정상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 자금 조달도 쉬워지고 국민 생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심장인 주식시장이 신뢰를 받으려면 불공정성과 불투명성부터 해소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이 기업 가치의 핵심이 되는 무형자산-지식재산(IP)의 현황과 이에 따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영 전략을 주주, 투자자, 기관 등에 적절히 공개하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본시장 불투명성 해소의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IP공시제도 도입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기업 가치 판단 기준을 제공하여 건강하고 투명한 자본시장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앞으로 IP공시제도가 어떻게 구체화되고 안착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