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디스커버리' 도입의 시급성 부각한 '세븐브로이 vs 대한제분' 갈등'국민 밀맥주'의 그림자... 세븐브로이-대한제분 갈등과 기술 탈취 논란
성공 신화의 이면, 갈등의 시작 2020년, 맥주 제조 전문 기업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곰표 밀맥주'를 선보였다. 이 협업은 출시 3일 만에 10만 개 완판, 3년간 약 6000만 개 판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가파른 성장을 이룬 세븐브로이는 2021년 코스닥 상장까지 추진하고, 대한제분 역시 주가 상승과 시가총액 증가라는 동반 성장의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3년의 계약 기간 만료를 약 석 달 앞둔 2022년 12월,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에 계약 연장 불가와 함께 경쟁 입찰을 통해 새로운 제조사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그 결과 '곰표' 상표는 제주맥주에 넘어가게 되었고, 세븐브로이는 더이상 곰표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하며 경영 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기술 탈취 의혹과 팽팽한 공방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계약한 제주맥주가 새로 생산한 '곰표 밀맥주'가 자신들의 제조법을 그대로 모방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 따르면, 새 곰표 밀맥주가 알코올 도수와 밀 함량이 거의 유사하고, 맥주의 맛과 향을 조절하는 혼합 제제 성분, 그리고 벨기에 전통 맥주에 쓰이는 세종(SAISON) 효모까지 동일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협업 기간 동안 대한제분에 제출했던 제품의 주요 성분과 제조 방법 등에 대한 상세 자료가 기술 탈취에 활용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븐브로이 측은 자신들이 '곰표 밀맥주 시즌1'을 개발하며 대한제분에 제공했던 자료가 "레시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대한제분은 세종 효모가 특허 상품이 아니며, 세븐브로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는 해외 수출 시 세관이 요구한 필수 자료일 뿐 영업 비밀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현재 제조사인 제주맥주에 해당 자료를 유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제주맥주 역시 맥주의 맛은 맥즙의 조성, 발효 등 다양한 공정을 통해 구현되므로, 단순한 성분표나 효모의 유사성만으로는 맥주 맛이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며 모방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의 시급성 이러한 '곰표 밀맥주' 사례는 국내 기업 간 기술 탈취 분쟁 해결의 어려움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디스커버리' 제도, 즉 '증거개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제도는 소송 과정에서 재판 전 양 당사자가 서로에게 필요한 자료나 증거를 요구하고 강제로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사실 다툼의 여지를 줄이고 신속한 재판을 가능하게 한다. 이재명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의 시급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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