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나 태양광 같은 외부 에너지원 없이도 친환경 과산화수소(H₂O₂)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과 해외 공동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번 성과는 과산화수소 생산 공정의 혁신뿐만 아니라, 에너지 회수와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까지 동시에 가능하게 해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UNIST 장지욱 교수(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팀은 KAIST 서동화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토머스 하라미요 교수팀과 함께, 바이오디젤 생산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활용한 자가 구동형 과산화수소 생산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 신서시스(Nature Synthesis) 8월호에 게재됐다.
과산화수소는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이 펄프 표백, 반도체 세정 등 산업 원료로 소비되며, 연료전지 산화제나 에너지 저장체로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화석연료와 고가의 유기 용제에 의존하는 안트라퀴논 공정에 의존해, 막대한 이산화탄소와 오염물질 배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새롭게 개발된 시스템은 글리세롤이 산화돼 고부가가치 화합물인 글리세르산을 만들면서 전자를 방출하고, 이 전자가 산소를 환원해 과산화수소를 합성하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전기까지 생산돼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실험에서는 1cm²당 분당 8.475 μmol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해 기존 상용 공정과 맞먹는 효율을 입증했으며, 글리세르산 전환 반응 선택도는 74%에 달했다. 글리세르산은 제약·화장품·생분해성 고분자 소재에 쓰이는 고부가 화합물로, 글리세롤 대비 약 3,000배의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장지욱 교수는 “기존 친환경 기술들이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 전기나 태양광에 의존해왔던 한계를 뛰어넘은 성과”라며, “저비용 바이오디젤 부산물을 활용해 과산화수소와 전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오동락 박사(現 KIST 박사후연구원), 황선우 연구원, KAIST 김동연 연구원(現 전북대 교수), 스탠퍼드대 제시 메튜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향후 대규모 산업 적용을 위한 확장성과 상용화 가능성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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