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이 하루 1000번 실험"... UNIST, 자동화 화학 플랫폼으로 신약·신소재 개발 가속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09/27 [18:24]

"AI·로봇이 하루 1000번 실험"... UNIST, 자동화 화학 플랫폼으로 신약·신소재 개발 가속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09/27 [18:24]

▲ 자동화 반응 플랫폼과 광학적 수율 측정 / (a) 자동화 반응 플랫폼 설비 모습(b,c,d.) 로봇은 두 출발 물질(A와 B)이 결합해 생성물 C를 만드는 반응 공간을 탐색합니다. 이 과정에서 반응물의 농도와 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시스템은 자외선-가시광선(UV-Vis) 분광법을 이용해 서로 다른 농도의 정제된 생성물의 스펙트럼을 기록합니다. 이렇게 얻은 기준 패턴은 복잡한 반응 혼합물의 스펙트럼을 해석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를 통해 로봇은 수천 가지 조건에서 생성물의 수율을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그림 및 설명=UNIST)  © 특허뉴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결합된 자동화 실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화학 합성 연구가 혁신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수천 가지 화학 반응 조건을 동시에 실험해 새로운 화합물을 발견하고, 복잡한 반응 네트워크를 정밀한 지도로 그려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UNIST 화학과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교수팀(기초과학연구원 인공지능 및 로봇 기반 합성 연구단장)은 하루 약 1,000회의 화학 실험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AI·로봇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9월 25일 자)에 게재되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복잡한 화학 반응, 네트워크 지도화 성공

 

기존 화학 합성은 ‘A와 B가 반응해 C를 만든다’는 단순한 반응식으로 설명되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반응 조건의 변화로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AI와 로봇 플랫폼을 활용해 수천 가지 조건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 복잡한 화학 반응 경로를 네트워크 형태로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숨겨진 반응 경로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화합물도 함께 발견됐다.

 

특히, 연구진은 150년 전 보고된 고전적 합성 반응인 ‘한츠슈 피리딘 합성 반응’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기존에 알려진 7종의 생성물 외에 9종의 새로운 중간체와 생성물을 추가로 규명했다. 이는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화학 합성 연구의 폭을 넓혔다.

 

AI 데이터 학습과 신물질 개발의 가속화

 

이번 플랫폼은 새로운 실험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고 AI가 곧바로 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연계함으로써, 기존에 부족했던 데이터 기반 연구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는 AI 기반 신약 개발과 신소재 발굴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저자인 얀카이 지아(Yankai Jia)는 “로봇과 AI의 결합으로 신물질 발견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새롭게 확인된 분자들을 신소재 연구에 실제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화학 반응을 직선적 과정이 아닌 네트워크로 바라보는 것은 화학 연구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AI와 로봇 활용을 통해 합성 효율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나아가 미래 신약·소재 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문명은 Robot-assisted mapping of chemical reaction hyperspaces and network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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