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껍질·콩으로 만든 인공 시냅스, 인간 뇌보다 적은 에너지로 ‘반사 행동’ 구현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12/14 [17:56]

게 껍질·콩으로 만든 인공 시냅스, 인간 뇌보다 적은 에너지로 ‘반사 행동’ 구현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12/14 [17:56]

▲ 저전력 장기기억을 형성하는 생분해성 다층구조 인공 시냅스의 구조(그림=UNIST)  © 특허뉴스

 

사람의 뇌 시냅스보다 더 적은 에너지를 쓰면서도 학습과 기억, 반사 행동까지 구현하는 친환경 인공 시냅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게 껍질과 콩, 식물 줄기에서 얻은 생분해성 소재로 만들어져 사용 후에는 자연으로 완전히 돌아가며, 차세대 뉴로모픽(뇌모사) 디바이스의 지속가능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 연구팀이 100% 생분해성 재료로 구성된 고성능 인공 시냅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공 시냅스는 인간 시냅스보다 더 낮은 에너지로 신호 전달이 가능하고, 장기기억 특성까지 구현하면서도 전자 폐기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냅스는 뇌에서 뉴런과 뉴런을 연결해 정보를 전달하는 핵심 구조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시냅스는 이온활성층과 이온결합층이 맞물린 ‘샌드위치 구조’를 통해 실제 생체 시냅스의 작동 원리를 모사했다. 전기 자극이 가해지면 이온활성층에 있던 나트륨 이온이 방출돼 이온결합층과 결합하고,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일부 이온이 남아 다음 신호의 세기를 조절한다. 이는 신경전달물질이 결합·잔류하며 기억을 강화하는 인간 시냅스의 메커니즘과 유사하다.

 

에너지 효율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 인공 시냅스는 신호 전달에 단 0.85 펨토줄(10⁻¹⁵ J)의 에너지만 사용한다. 이는 고효율로 알려진 인간 시냅스가 소모하는 에너지(약 1~10 펨토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또한 장기기억 유지 시간은 약 5,994초(약 100분)로, 지금까지 보고된 생분해성 인공 시냅스 가운데 가장 긴 기록을 세웠다.

 

소재 역시 친환경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온활성층은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과 콩 유래 구아검 복합체로, 이온결합층은 식물 줄기에서 얻은 셀룰로오스를 가공한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됐다. 모든 구성 요소는 흙 속에서 약 16일 만에 완전히 분해돼, 차세대 전자소자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이 인공 시냅스를 활용해 ‘생체 반사 로봇 손’도 구현했다. 열 자극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시냅스 내부 이온 이동 특성이 기억으로 남고, 다시 위험 수준의 온도가 감지되면 신호가 즉각 증폭돼 모터를 구동한다. 이를 통해 로봇 손이 뜨거운 물체를 잡았다가 반사적으로 놓는 행동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고현협 교수는 “초저전력, 장기기억, 기계적 안정성, 완전 생분해성이라는 인공 시냅스 기술의 오랜 난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며 “지속 가능한 뉴로모픽 디바이스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유진 연구원, 나상윤 박사, 노윤구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생분해성 소재는 내습성과 내열성이 떨어지는데, 강력한 수소 결합을 가질 수 있도록 소재를 설계해 이를 해결했다”며 “시냅스 구조도 단순해 제작도 쉽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월 27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Robust biodegradable synapse with sub-biological energy and extended memoryfor intelligent reflexive syste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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