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상표청장, ‘라디오 방송도 공연’... 공중파 음반 사용에 정당 보상 요구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1/03 [19:48]

미국 특허상표청장, ‘라디오 방송도 공연’... 공중파 음반 사용에 정당 보상 요구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1/03 [19:48]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미국 저작권 제도의 오랜 공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 존 A. 스콰이어스 청장은 지난 9일, 공연권(public performance right)을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도 인정하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 지지 서한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라디오 방송이 음반을 공중파로 송출하면서도 실연자와 제작자에게 보상을 지급하지 않는 현행 구조가 더 이상 시장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서한의 핵심은 현행 미국 저작권법(17 U.S.C. §106)이 음반 저작권자에게 공연권을 인정하면서도, 그 적용 범위를 디지털 음성 송신(digital audio transmission)으로 제한해 지상파 AM/FM 라디오 방송을 예외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구조는 1995년 '녹음물의 디지털 공연권법(Digital Performance Right in Sound Recordings Act)'과 1998년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거치며 굳어졌지만, 당시와는 전혀 다른 시장 환경 속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USPTO의 판단이다.

 

USPTO는 음악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개정 필요성의 직접적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에는 라디오 방송이 음반 판매를 촉진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가졌지만, 현재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미국 음악 매출의 약 74%를 차지하는 반면, 디지털 다운로드와 실물 음반 판매는 약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즉, 방송 노출이 곧바로 음반 판매 증가로 이어진다는 전통적 전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법적 측면에서도 미국은 음반 ‘방송’에 공연권을 인정하지 않는 사실상 유일한 선진국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이로 인해 미국 실연자와 음반 제작자는 해외에서 자국 음반이 방송돼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로열티 지급을 거부당하는 구조적 불이익을 겪고 있다. USPTO는 이러한 법적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해외 미지급 로열티 규모가 약 2억 달러(한화 약 2,961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서한은 특히 국제 지식재산 질서와의 정합성을 강조한다. 다수 국가가 방송에 대해서도 공연권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미국만 예외를 유지하는 것은 자국 실연자·제작자의 권익을 스스로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 공백을 해소하면 해외 시장에서 미국 음악인의 권리 보호 수준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개정의 중요한 명분으로 제시됐다.

 

결론적으로 USPTO는 지상파 라디오 방송도 음반의 ‘공연’에 해당하며, 실연자와 제작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원 송신에 대해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만큼, 동일한 음악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지상파 방송만 예외로 남겨둘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이번 서한은 단순한 제도 보완을 넘어, 아날로그 방송 중심의 저작권 예외 구조를 디지털·스트리밍 중심의 시장 현실에 맞게 재정렬하겠다는 정책 신호로 읽힌다. 향후 의회의 입법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미국 음악 산업의 수익 배분 구조와 국제 저작권 협상 지형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중국의 경우 2021년 자작권법 개정을 통해 음반 제작자의 방송 및 공연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도입하여 미국보다 앞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법 체계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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