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단계 조정’으로 특허 분쟁 신속 해결... CNIPA·최고인민법원, 2024년 지식재산 분쟁 조정 대표적 사례는
중국이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에서 행정·사법 연계형 조정 모델을 본격 확산하고 있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과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024년 한 해 동안 각 지역에서 처리된 지식재산 분쟁 가운데 대표적 조정 성공 사례를 공동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추천·신청, 분류·선별, 전문가 검토 등 다단계 절차를 거쳐 선정된 10개 성(省)·시(市)의 10대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베이징시 스포츠용품 특허 침해 분쟁 조정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조정 신청 → 조정 추진 → 합의 이행 촉진’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3초점(三重点) 업무 방식’을 통해 특허 침해 분쟁을 단기간에 종결한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사건의 발단은 스포츠용품 관련 특허를 보유한 A사가, B 운동과학기술 회사가 생산·판매한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면서 시작됐다. A사는 베이징 지식산권국에 행정재결 방식의 특허 침해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지식산권국은 관련 자료를 접수해 지식재산권보호센터에 조정을 의뢰했다.
조정 과정에서 핵심은 기술적 쟁점의 정확한 판단이었다. 조정팀은 문제된 제품의 기술적 특징을 A사의 특허 청구항과 면밀히 비교해, 해당 제품이 특허 보호범위에 속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동시에 침해 제품의 판매 금액·수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사가 주장한 손해배상액이 합리적인지 여부를 함께 검토했다.
흥미로운 점은 조정 전략이다. A사는 특허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고액의 배상을 고수했지만, B사는 “특허권의 잔여기간이 8개월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고액의 배상을 거부했다. 이에 조정팀은 특허 침해 소송의 법적 쟁점과 예상 판결, 유사 판례 분석, 소송 비용 및 기업 이미지 훼손 리스크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양측의 기대치를 조정했다. 나아가 단순 배상에 그치지 않고, 라이선스 협력 등 특허 실시권 기반의 실질적 해결 방안까지 제안했다.
그 결과 양측은 특허 침해 분쟁에 대한 조정 합의에 도달해 협의서에 서명했고, 조정팀은 합의 이후에도 이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추가 분쟁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 사례는 단순한 분쟁 종결을 넘어, 조정 결과를 실질적 협력 관계로 전환한 ‘모범적 비소송적 분쟁해결(ADR) 사례’로 평가됐다.
CNIPA와 최고인민법원은 이번 사례 발표를 통해, 지식재산 분쟁에서 비소송적 분쟁해결(ADR)이 갖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술·법률을 융합한 전문 조정 메커니즘과 행정·사법 연계 구조가 결합될 경우, 장기 소송에 비해 시간·비용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권리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2024년 대표 사례 공개는 중국이 지식재산 분쟁 해결을 ‘판결 중심’에서 ‘관리·조정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다. 향후 중국에서 특허 분쟁에 직면한 기업들에게, 조정은 더 이상 부차적 선택지가 아닌 핵심 전략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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