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의 장기 침체와 수익성 저하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지식재산권(IP) ‘관리 역량’의 구조적 약점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일본 특허청(JPO)은 Yahoo Japan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은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지식재산권 관리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JPO는 일본 기업 다수가 지식재산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기업 내부에서 이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스템과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금까지 일본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임금 정체가 지식재산 활용 부족과 직결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 부재다. JPO는 일본 경제가 직면한 낮은 수익성과 성장 정체의 배경에, 특허·브랜드·데이터 등 지식재산을 ‘관리의 무기’로 활용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 문제가 아니라, 경영 차원의 자원 배분 실패라는 것이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신제품·신서비스를 출시한 기업 비율은 일본이 9.5%로 주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독일(27.0%), 미국(12.9%)과 비교하면 혁신 역량의 격차가 뚜렷하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마진율 역시 일본은 정체 상태다. 미국 기업의 마진율이 1980년대 약 1.1배에서 2020년대 약 1.6배로 상승한 반면, 일본 기업은 1980년대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구조적 정체는 장기적으로 임금 상승 억제로 이어졌으며, 199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과 영국의 명목임금이 약 3배 증가한 것과 달리 일본은 명목·실질 임금 모두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JPO는 다수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지식재산 보유 수준과 기업 성과, 임금 사이에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특허 등 지식재산을 적극적으로 보유·활용하는 기업일수록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고, 근로자 1인당 임금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해 일본은 제도 개편에도 나섰다. 2021년 개정된 기업 지배구조 코드는 상장기업에 대해 인적자본과 함께 지식재산을 포함한 무형자산의 투자·활용 현황을 경영 차원에서 명확히 관리·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보유 현황이 아니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되는지를 시장에 설명해야 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JPO는 이러한 변화가 일본 기업 경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영진이 지식재산을 연구개발 부서의 산출물이 아닌, 수익력과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할 경우 일본 기업의 체질 개선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JPO는 일본 기업들에게 ‘지식재산 관리 역량 강화’가 곧 경쟁력 회복 전략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일본 경제 정책의 초점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지식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수익으로 연결할 것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 여부는 이제 IP를 얼마나 보유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잘 관리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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